Case Report

(8권1호 50-4)

A Case of Clinical Application of Music Therapy in Patient with PTSD

외상후스트레스장애 환자에 대한 음악요법의 적용 일례

Soon-Jae Kwon, MD1;Jong-Chul Yang, MD, PhD1,2;Tae-Won Park, MD, PhD1,2;Young-Chul Chung, MD, PhD1,2; and Sang-Keun Chung, MD, PhD1,2;

1;Department of Psychiatry, Chonbuk National University Hospital and Research Institute of Clinical Medicine, Jeonju, 2;Department of Psychiatry, Chonbuk National University Medical School and Institute for Medical Sciences, Jeonju, Korea

Abstract

Music therapy had been widely used in the area of psychiatry. However recently, participation of psychiatrist has been decreased, due to recent trends of emphasizing biological psychiatry and rapid effectiveness of pharmacotherapy. A 46 years old male PTSD patient was admitted to psychiatric ward. He has suffered from PTSD symptoms, such as intrusive distressing recollection of his past traffic accident, social avoidance, insomnia and depression. Music therapy, which is conducted by a psychiatrist and a music therapist, was applied. This case suggests the positive role of music therapy in treatment of PTSD and emphasizes the importance of participation of psychiatrist, as an organizer during music therapy.

Keywords

Music therapy;Art therapy;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FULL TEXT

Address for correspondence : Jong-Chul Yang, M.D., Ph.D., Department of Psychiatry, Chonbuk National University Medical School and Institute for Medical Sciences 567 Baekje-daero, Deokjin-gu, Jeonju 561-756, Korea
Tel : +82-63-250-2580, Fax : +82-63-275-3157, E-mail : yangjc@j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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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요법은 음악적 경험 내에서 환자가 가진 감정적 또는 정서적 결핍과 같은 개인의 심리적 문제와 이로 인한 대인관계 문제에 초점을 두고 증상 호전을 돕는 정신건강의학과 영역에 특화된 예술요법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1 이들은 바탕이 된 이론에 따라 행동주의적 음악요법, 인본주의적 음악요법, 정신분석적 음악요법, 생체의학적 음악요법 등의 다양한 종류가 있다. 음악요법에서는 음악을 치료적 매개체로 사용하며 환자의 정신병리에 음악적인 행동을 접목시킨 관점에서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10년간의 연구에서는 뇌 생리학, 인지행동이론, 정신분석이론 등의 발달에 힘입어 창조적 예술 활동이 뇌의 기능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이 강조되고 있다. 음악이 뇌의 인지, 감정, 감각, 운동과정을 자극시키며 이러한 뇌의 작용이 비음악적인 영역까지 일반화되어 확장된다는 증거가 발견되고 있다.2 특히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를 이용한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음악은 감정의 발생, 시작, 유지, 종결, 조절과 관련된 변연계의 활동을 제어하며 이에 따라 불안과 긴장의 완화에서 그 효용성을 나타내고 있다.3
이와 관련하여 정신건강의학과 영역에 있어서는 주요우울증, 불안장애,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 편도, 안와전두피질 등 변연계나 변연계 주위의 기능부전과 관련 있는 질환에서 음악요법을 적용할 수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재향군인의 치료에 있어 보조적 도구로써 처음 음악요법을 시작한 이래 현대에 이르러서는 소아기의 심리적 외상의 후유증상을 나타내는 환자나 성폭행 피해를 입은 여성환자, 전쟁 생존자 등 외상후스트레스장애 환자의 치료에 이를 다양하게 적용하고 있다.4 특히 Blake는 음악요법을 베트남전 참전 후 증상이 발생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 환자에게 적용하였을 때 공포스러운 기억에 대한 감정적 재구축, 자기이해의 증가, 집중력 향상, 긴장감 완화 등의 효과를 보였다고 보고하였다.5
그러나 오늘날 정신건강의학과 치료가 약물치료 등과 같은 생물학적 치료에 중점을 두게 됨에 따라 병동이나 외래에서 시행되는 음악요법과 같은 보조적 요법들은 주로 정신건강의학과의사가 아닌 비의료인들에 의해 이끌어지고 있다. 2000년 시행된 한국 집단치료의 현황에 대한 조사에 의하면, 예술요법은 30.8%의 의료기관에서 시행되고 있었으나 주치료자나 보조치료자로서 전문의나 전공의 등의 의료인이 직접 참여한 경우는 거의 보고되지 않았다.6 이에 대한 연구 활동에서도 음악요법을 비롯한 예술요법과 관하여 정신의학 학술지에 발표된 논문은 거의 없으며 주로 예술과 관련된 잡지에 개재되고 있는 실정이다.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치료적 요법의 임상에서의 시행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의 참여와 관리 하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이는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이나 앞으로의 정신의학의 발전 방향에 있어서도 중요한 일이다.
본 증례보고는 교통사고 당시 겪은 외상 기억의 재경험, 회피, 과각성 및 이로 인한 사회적 위축 등의 정서적 문제를 겪고 있는 외상후스트레스 장애 환자에 대하여 인지행동치료 및 약물치료와 더불어 음악요법을 함께 시행하여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낸 사례이다. 증례보고에 대해 환자에게 동의를 얻었으며 환자의 신상이 노출되지 않도록 기술할 것이다. 본 증례를 통하여 음악요법의 임상적 적용에 있어서 환자의 정신병리 및 질병상태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중요함을 강조하며 외래나 병동에서 시행되는 보조 치료요법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이 맡아야 할 역할에 대하여 논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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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는 48세의 남성으로 내원 3년 전 고속도로에서 차를 몰고 가던 중 다른 차와 충돌한 교통사고로 흉골 골절 및 전신의 찰과상을 입었다. 이후 하루에도 수 십번씩 생각 속에서 사고의 장면이 재현되는 재경험, 심한 불안감 및 위협감으로 교통수단의 이용과 외출에 대한 회피, 지속적인 불안감과 수면장애, 사소한 자극에도 놀라며 자주 화를 내게 되는 과각성 상태가 유지되어 정신건강의학과 입원치료 및 외래치료를 받아 왔으나 최근까지 증상은 지속되었다. 우울한 기분과 의욕의 저하가 지속되었으며 다른 사람을 거의 만나지 않고 집에서 지내게 되었고, 증상이 지속되면서 최근 몇 개월 동안에는 심한 불안감과 우울한 기분, 낮은 자존감 때문에 자살사고를 나타내기도 하였다. 이에 대한 개입과 환자의 증상 완화를 목적으로 2011년 3월 대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병동에 입원하였다.
내원 당시 환자는 치료에 비교적 협조적이었으며 자신의 증상에 대하여 극복하려는 의지도 있었으나 치료자와 면담을 하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주로 자신의 병실에서만 지내며 병동 내의 다른 활동에 참여하거나 오락실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에 대하여 힘들어하는 등 사회적 활동에 매우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입원시 측정된 해밀턴 불안 척도(Hamilton Rating Scale for Anxiety) 7상 36점을 기록하였다. 입원기간 동안 약물치료는 외래통원치료시 유지하던 escitalopram 20 mg, propranol 40 mg, lorazepam 1.5 mg, trazodone 75 mg을 그대로 유지하였으며 입원 2주째부터 교통수단의 이용과 외출에 대한 회피를 경감시키기 위한 인지행동치료를 실시하였다. 인지행동치료는 주 1회 총 12회기로 구성하였다. 상상노출과 실제노출을 통하여 교통사고를 떠올리게 하는 자극에 점진적으로 노출시키며 노출 후 환자의 감정이나 정서반응, 신체적 반응에 대하여 치료자와 지속적으로 토론하였다. 토론이 끝난 후 다시 환자가 노출시 나타났던 감정 및 신체상태의 변화를 글로 정리하는 과제수행을 통하여 환자의 외상사건에 대한 기억의 처리능력을 강화하고 그 동안 피해왔던 상황(예 : 차도 근처에서 걷기, 시끄러운 곳에서 머무르기, 교통수단 이용하기)에 대하여 접근하여 과도한 공포나 회피를 경감시키며 이를 합리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그러나 환자는 노출단계를 심하게 올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치료과정에서 심한 불안감과 무력감을 호소하며 치료가 진행되지 않거나 노출의 단계를 올리지 못하여 치료의 진행이 정체되게 되었다.
이에 따라 환자의 정서적 무력감과 우울감, 과거 자동차 사고의 재경험, 또한 이로 인한 외출 및 사회생활의 회피에 대해서 총 8회기의 음악요법을 도입하였다. 음악요법은 병동 정신건강의학과 주치의와 음악요법 보조치료사에 의해 한 회기 당 총 40분 동안 시행되었으며 각 회기마다 시작과 끝을 알리는 인사 노래 및 노래 감상 10분과 노래 부르기 및 개사하여 부르기 30분으로 구성되었다. 이 중 노래 부르기에서는 환자의 세대, 문화적 배경, 정서 등을 고려하여 몇 개의 노래를 치료자가 준비해오면 그 중에서 환자가 선택하였으며 노래에 대한 느낌과 노래를 부른 후의 감정과 생각을 환자와 이야기해본 후 그 날의 주제에 맞게 노래 가사를 개사하여 다시 불러보았다. 각 회기를 시작하기 전 음악요법 보조치료사는 주치의와 환자의 상태와 증상, 현재 치료 경과에 대한 의학적 소견을 공유하였고, 각 회기가 끝난 후 환자의 경과 및 치료방향을 재논의하였다. 1, 2, 3회기에는 음악요법에 대한 교육 및 치료적 동맹 형성에 주력하였으며 4, 5, 6, 7회기에는 각 회기마다 환자의 우울한 기분, 재경험, 회피 등의 증상을 주제로 한 노래 부르기와 개사하여 부르기 활동을 진행하였고, 마지막 8회기에서는 현재까지의 활동 진행을 종합하여 마무리하였다.
4번째 회기에는 현재 지속되고 있는 우울한 기분을 다루었는데 '쿵따리 샤바라'를 함께 부르고 노래 가사를 환자의 상황과 정서에 맞게 개사하는 활동을 하였다. 예컨대 '마음이 울적하고 답답할 땐 산으로 올라가 소리 한번 질러봐 나처럼 이렇게 가슴을 펴고'라는 원곡의 가사를 '마음이 울적하고 답답할 땐 운동장으로 가봐. 나처럼 이렇게 테니스를 쳐'라고 바꾸는 등 환자가 자신의 건강했던 병전 모습과 그 때의 기분을 떠올리며 의식적으로 기분을 전환하도록 하였다. 즉 평범하게 느꼈던 원곡의 가사를 자신의 상황에 맞게 바꿈으로써 가사의 전달력을 높이고 환자가 노래를 부르면서 충분히 자신의 건강했던 경험을 떠올리며 그 때의 기분을 다시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5번째 회기에는 환자가 꿈과 생각을 통해 지속적으로 경험하고 있는 교통사고와 관련된 사건에 대한 재경험을 주제로 진행하였다. '고래사냥'을 개사를 통하여 '악몽사냥'으로 바꾸었고 환자가 이를 통하여 자신의 증상을 스스로 표현하고 직면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환자는 마지막 후렴구인 '자 떠나자 동해바다로 신화처럼 숨을 쉬는 고래 잡으러'를 '자 버리자 지독한 악몽을 태양처럼 환하게 떨쳐버리자'로 개사하여 노래를 부르며 자신의 증상을 노래를 통해 다루면서 침습적 사고와 불안감을 스스로 통제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입원 35일째 환자의 경과상 불안감과 우울감이 어느 정도 호전되며 병동에서도 다른 환자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늘어나거나 스스로 산책을 나가는 등 긍정적인 변화를 보이기 시작하였다.
6번째 회기에는 '일어나'라는 노래를 통하여 환자가 반복적으로 회피하고 있는 사회생활과 교통수단에 대한 노출에 대하여 다루었으며 현재 환자에게 시행하고 있는 인지행동치료를 통한 노출과 병동 내 활동을 격려하였다. 노래의 원가사를 치료자가 '내가 힘들어 하는 것들은'으로 개사하고 이 후의 가사를 환자에게 개사하도록 하였다. 환자는 자신이 힘들어하는 것에 대해서 '자동차를 타는 것'으로 개사하였으며 이어지는 가사에 대하여 '자주 타면서 익숙해지길 바라야겠지'라고 개사하였다. 이렇게 개사한 노래를 다시 불러보면서 자신의 증상을 직면하고 반복적인 노출을 통해 이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며 인지행동치료에서 시행하는 실제적 노출에도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였다.
7회기부터는 환자의 긍정적인 변화를 격려함과 동시에 긍정적인 사고의 중요성에 대하여 다루었다. 환자는 6회기에서 불러보았던 '일어나'라는 노래를 다시 개사하면서 치료팀이 개사한 '내가 싫어하는 나의 모습은'이라는 가사의 다음 가사를 '자존감이 낮고 다른 사람에게 화를 내는 자신의 모습'이라고 개사하였다. 개사한 내용에 대한 토의시간에서 사고 후 자신은 스스로가 부정적으로 느껴졌으며 최근 매사에 화를 내게 된 것도 사고 후 매사를 부정적으로 바라봤기 때문이라고 하는 등 자신의 부정적인 자기인식에 대하여 돌아보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다. 환자의 부정적인 자기 인식에 대해서 '일어나'로 끝나는 후렴구를 '버릴래'로 바꿔서 함께 불러보도록 하며 환자가 자신의 상태에 대해서 인식하고 부정적인 사고를 버리도록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다.
마지막 회기인 8회기에서 치료팀은 현재까지 시행된 음악치료에 대해서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환자에게 현재까지 개사해본 노래와 그 의미를 다시 한번 떠올리게 하며 개사한 노래를 함께 부르며 우울한 기분, 회피, 부정적 자기 인식 등 현재까지 다룬 환자의 증상에 대하여 다시 정리하고 이에 대한 극복 의지를 가지도록 하며 전체 회기를 종결하였다.
입원 48일째 인지행동치료에서 실제적 노출의 마지막 단계(스스로 정류장에 나가 버스를 타고 한 정거장을 이동)까지 큰 어려움 없이 진행하였으며 다른 환자들과 불편함 없이 대화하거나 함께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등 회피와 사회적 위축의 저명한 호전을 보였다. 사고 상황에 대한 재경험은 어느 정도 남아있었으나 그 횟수와 불안정도는 환자의 주관적인 표현으로는 입원 시의 40% 수준으로 감소하였으며 해밀턴 불안 척도점수도 18점으로 감소를 나타내었다. 사고 당시의 경험과 현재 본인이 느끼고 있는 불안감과 공포감에 대해서도 이전보다 합리적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입원 59일 째 환자는 면담 시 자살사고를 나타내지 않았으며 퇴원 후 생활에 대한 자신감과 통제감을 보여 이후 외래에서 경과를 관찰하기로 하고 퇴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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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의학적 효용성이 주목받음에 따라 치료적 도구로서의 음악을 환자들에게 어떻게 적용시킬 것인가에 대한 다양한 이론과 모델이 나오게 되었다.1 행동주의적 모델에서는 분명한 치료목적과 행동목표를 가지고 음악을 특정 행동을 이끌어내는 수단으로써 사용하며, 정신분석적 모델에서는 정신분석학 이론에 기반하여 언어를 사용하는 정신분석과 환자와 치료자간의 즉흥연주를 모두 사용하며 여기서 음악은 양측을 연결하는 전이적 대상의 역할을 한다. 창조적 또는 인본주의적 음악요법에서는 음악은 하나의 목표인 동시에 수단으로써 사람의 기본적인 욕구인 심미적인 바탕 위에 음악적 성찰을 통하여 자기 정화, 자아성찰, 문제해결 등의 목표를 유동적으로 달성하게 된다. 의학적 모델은 정신의학적 치료를 기본전제로 치료계획을 세우며 치료의 보조 역할로써 음악적 활동을 도입하는 구조이다.
본 증례에서의 음악요법은 정신건강의학과 의료진과 음악요법 보조치료사가 함께 참여하여 이루어졌다. 정신병리에 대한 생물학적 시각과 음악적 행동의 특성이 함께 적용되었다는 점에서 음악요법의 모델 중 의학적 모델을 따른다고도 볼 수 있다. 매 회기 시작 전 정신건강의학과 주치의는 음악요법 보조치료사에게 환자의 현재 증상과 경과, 치료방향에 대한 의학적 소견을 공유하고 치료가 끝난 후에도 앞으로의 치료방향을 함께 논의하였다. 그 결과 음악요법이 환자의 어떠한 증상을 목표로 적용되는지, 이에 대한 환자의 증상의 변화는 어떠한지, 또한 음악요법의 적용이 혹시 약물치료나 인지행동치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지 세세하게 파악할 수 있어 전문적이고도 안정적인 치료가 이루어질 수 있었다. 단, 인지행동치료가 명확하게 정해진 목표와 기법을 가지고 진행되었던 것과는 달리 음악요법 과정 중에는 철저한 목표달성을 강조하지 않고 주치의가 설정한 목표 증상만을 위주로 환자가 음악을 매개로 치료자와 소통하고 자신의 정서를 드러내는 방식을 통하여 환자의 의사소통 및 타인과의 교류능력을 발휘하고 개선하도록 유연하게 진행하였다.
치료 초반에 환자는 치료순응도가 비교적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노출에 대해서 부담스러워하여 치료의 진행에 어려움이 있었다. 실제로 노출 기법에 기반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의 치료가 높은 수준의 치료에 대한 비순응과 중도탈락율을 보고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치료 초반에 환자의 동기와 참여도를 향상시키려는 치료적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수 있다.8 본 증례의 경우 환자가 스스로 느끼는 자신감이나 통제감이 매우 저하되어 있었기 때문에 치료의 진행에 있어 순응도가 떨어지거나 다음 단계로의 진행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음악요법을 진행한 이후 환자는 6번째 회기부터 환자의 치료 순응도가 좋아지며 주관적으로 느끼는 노출 기법에 대한 부담감도 크게 경감되었는데 이는 음악을 듣고 부르면서 우울한 기분이 어느정도 감소되었으며 적극적인 활동을 거듭함에 따라 의욕과 자신감이 증가되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실제로 음악이 환자의 기분과 의욕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에 대한 여러 연구가 존재하는데 음악활동은 부분적으로는 편도와 해마를 경유하는 활동을 통해 뇌의 신경활동을 진정시키며 면역체계의 기능을 정상화시키는 것으로 보인다.9 또한 최근의 기능적 자기공명영상 연구에서 음악이 변연계의 주요 부위를 조절하면서 가상이 아닌 실제의 긍정적인 감정이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즉, 예술적 지각이 매개반응으로서의 역할을 하여 행동경험과 비예술적인 지각영역에서까지 그 역할을 수행하며 이는 음악을 환자의 치료에 적용시키는 실질적 근거이기도 하다.10
본 증례에서 음악요법은 경제성과 접근성, 편의성에서 그 장점을 보였다. 치료를 진행하는데 있어서 미리 제출된 계획서와 악기, 치료자가 매 회기마다 준비해 온 유인물 외에 별다른 치료적 도구가 필요하지 않았다는 점, 치료를 위한 공간이 별도로 필요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른 치료방법보다 경제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또한 환자가 기존 정신건강의학과적 치료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긴장하며 집중을 유지하려는 경직된 자세를 보이던 것에 비해 음악요법은 치료자와 함께 하는 즐거운 활동으로 받아들이며 자발적으로 참여하였다. 또한 특정 장소에서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행위 자체가 점진적인 사회적 노출 역할을 함으로써 환자가 그동안 회피해왔던 외출이나 교통기관 이용하기 등의 사회적 노출에서 나타냈던 불안과 긴장을 자연스럽게 완화시켜주는 역할을 하였다.
이러한 여러 긍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본 증례보고에서는 논의되어야 할 몇 가지 제한점이 존재한다. 먼저 본 증례에서 음악요법 외에도 약물치료, 정신의학적 정신치료가 모두 적용되었기 때문에 음악요법이 환자의 증상호전에 어느 정도 기여하였는지를 정확하게 구분해내기 어려운 점이다. 한 치료방법이 임상연구에서 그 효용성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엄격하게 통제된 무작위 대조군 실험이 필요하며 이는 음악요법 연구의 방법론에서 향후 연구가 더 필요한 부분이다.11 증례에서 음악요법이 상대적으로 적은 기간인 2달간 총 8회기로만 이루어진 점도 본 증례보고의 제한점 중 하나이다. 음악요법의 적용기간이 결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일치된 결과는 없으나 치료의 결과와 예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보다 장기간에 걸친 치료와 경과관찰이 필요할 것이다. 또 하나의 제한점은 본 증례에서 적용된 음악요법이 현재 시행되고 있는 음악요법을 대표할 수 있는가이다. 음악요법의 특성상 다양한 접근 방법이 존재하며 적용기간이나 각각의 접근 방식에 따라 어느 정도의 치료효과의 차이가 나는지에 대해서 상호간에 비교된 연구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어떠한 접근방식을 어느 정도의 기간 동안 적용해야 하는지, 또는 전체 치료 과정 중에서 어느 정도의 비중으로 치료를 하는지에 대하여 표준화된 치료지침에 따른 데이터가 적다. 이는 앞서 언급하였던 전문 의료인의 참여의 부재와 전문가집단 사이의 소통 부재에 의해 야기된 것이기도 하다. 앞으로 진행될 연구에서는 이러한 제한점들을 극복하기 위해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의 협력과 관리 하에 통일된 치료 매뉴얼을 바탕으로 한 표준화된 다기관 통합적 연구방식이 필요할 것이다.12
최근 현대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생물학적인 치료의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 사이에서도 환자의 특정 증상에 대하여 약물을 처방하는 것만으로 치료가 완료되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향은 외국에서도 비슷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약물 치료를 제외한 여러 치료법들이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이 아닌 비의료인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실정이다. Yalom13은 이러한 현상이 벌어진 이유에 대하여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이 이전보다 정신치료에 덜 치중하고 있는 점, 투자한 노력에 비해 경제적으로 충분히 보상을 받지 못하는 점 등을 들었다. 환자들이 일상생활에 대해서 겪는 정서적 고통이나 고립감 등을 병원이 충분히 해결하지 못할 경우 필연적으로 이들은 병원 이외의 장소를 찾아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것이다.6 전문성이나 과학성이 결여된 채 진행되는 각종 요법은 그 효과나 효용성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없어 과대포장되기 쉬우며 때로는 환자들이 올바른 치료를 받는 것을 방해하기도 한다.
현대사회에서의 건강의 개념은 단순히 질병이나 장애가 없는 상태에서 나아가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건전한 상태로 확장되고 있다. 또한 정신건강의학과 영역에 있어서도 증상의 원인을 규명, 치료하는 것 외에도 인지행동치료와 같이 사회적 적응이나 대인관계 기술, 문제해결능력의 개선 등 현실적인 문제에 초점을 맞춘 정신치료 기법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14 음악은 고대로부터 인류의 정서와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왔으며 현대에서는 뇌의학과 신경인지과학의 발달로 인간의 인지기능을 향상시키고 사회적 적응을 돕는 매력적인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15 그러나 이를 치료의 일환으로써 임상에 적용하는 것은 전문 의학의 영역으로 반드시 해당 분야의 전문 의사의 참여가 필요하다. 전문성과 과학성이 결여된 채로 시행되는 치료는 그 효용성에 대하여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우며 때로는 환자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보조치료사가 요법을 시행할 때에도 주치의에게 환자의 증상이나 치료방향 등과 같은 의학적 소견을 제공받고 치료 계획에 대하여 함께 상의하여야 하며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도 자신의 환자에게 시행되는 각종 요법에 대하여 관심을 기울이고 보조치료사들에게 환자의 병리와 경과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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