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Article

(11권2호 114-9)

Issues of Conflict of Interest in Psychiatric Research and Practice

정신건강의학과 임상 및 연구에서 이해 상충 관련 문제

Eun-Hee Shin, PhD1; and Se-Won Lim, MD2;

1;Department of Nursing, College of Health Sciences, Sangji University, Wonju, 2;Department of Psychiatry, Kangbuk Samsung Hospital, Sungkyunkwan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Seoul, Korea

Abstract

A conflict of interest is usually defined as a set of circumstances that creates a risk that professional judgments or actions regarding a primary interest will be unduly influenced by a secondary interest. In general, a conflict of interest can be classified as either a financial or a non-financial one. A financial conflict of interest reportedly occurs frequently in medical (and psychiatric) research and practice and is associated with a greater likelihood of reporting results favorable to the intervention being studied. A non-financial conflict of interest may occur in psychiatric research and practice as a result of the so-called "allegiance effect." It is very important that clinicians and researchers in the field of psychiatry be aware that their field is vulnerable to both financial and non-financial conflicts of interest. Considering that it is impossible in modern psychiatry to be completely free from possible conflicts of interest, the best way to manage a conflict of interest is disclosure based on the principles of transparency. Actions that might lead to conflicts of interest should be avoided as much as possible.

Keywords

Conflict of interest;Psychiatry;Clinical Practice;Research.

FULL TEXT

Address for correspondence : Se-Won Lim, M.D., Ph.D., Department of Psychiatry, Kangbuk Samsung Hospital, Sungkyunkwan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29 Saemunan-ro, Jongno-gu, Seoul 03181, Korea
Tel : +82-2-2001-2591, Fax : +82-2-2001-2211, E-mail : knapp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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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 상충(conflict of Interest)은 일반적으로 일차적 이해와 관련된 전문적 판단이나 행동이 이차적 이해관심사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다양한 환경 혹은 상황을 의미하는 것으로 정의된다.1 일반적으로 의료인에게 일차적 이해관심사(primary interests)는 환자의 안전과 질병으로부터의 회복이며 의과학자라면 자신이 수행하고 있는 연구를 통한 과학 발전에의 기여, 그리고 의과대학의 교수라면 이러한 부분을 포함하는 것은 물론 학생, 수련의 및 전공의들에 대한 양질의 교육이다. 그러나 이러한 일차적 이해관심사가 이차적인 이해관심사(secondary interests)에 의해 지나치게 영향을 받을 때 이해상충이 발생한다. 문제가 될 수 있는 이차적인 관심으로는 개인 또는 기관차원의 재정적 혹은 비재정적인 인센티브, 개인적인 명성, 과학적 성취를 통해 학계 및 동료들로부터 인정을 받거나 언론매체에 보도되는 것 등 부와 명예 및 권력에 대한 욕망이 관계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2,3 이해 상충과 관련된 문제들은 의료인이나 과학자들에게 이미 오랜 기간 동안 문제가 되어 왔으며, 최근 임상 진료는 물론 연구윤리에 대한 인식의 정도가 고조되면서 국내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의학이 첨단화, 산업화 됨에 따라 이해상충이 문제시 될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지게 된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이해상충과 관련된 잠재적 문제점과 주의해야 할 부분들을 임상가와 연구자들이 올바르게 인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정신의학의 경우 의학의 다른 영역과 달리 주요 정신질환에 대해 신뢰할만하게 사용 할 수 있는 생물학적 표지자가 부재하므로 질환의 진단과 평가 등 진료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임상가의 전문가적 판단의 비중이 매우 크다. 따라서 이해 상충과 관련된 부분이 문제시 된다면 진료 혹은 연구과정에서의 노고와 연구 결과의 타당성과는 무관하게 불필요한 오해 혹은 비판을 받게 될 우려가 있으므로 더욱 중요하다고 하겠다.
이해상충 가운데 재정적인 문제는 주로 임상에서 의사와 제약회사 간에 발생하며, 정신과 영역의 연구와 진료도 예외는 아니다.4,5 실제로 정신과 약물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를 분석한 연구들은, 제약회사의 후원을 받은 연구들의 경우 해당제약회사에 보다 우호적인 결과를 보고하는 경향이 있었음을 보고하고 있다.4,5,6 또한 약물경제학적 관점에서 수행된 연구들을 대상으로 정신과 임상시험 결과에 대한 제약회사의 영향을 분석한 결과 제약회사 후원의 정도가 클수록 제약회사에 유리한 결과를 보여주는 경향이 있다는 보고도 있었다.7
이처럼 재정적 이익과 관련된 이해 상충 문제는 연구에 필요한 비용 및 기자재, 관련 회사 주식 소유, 학회 참석 경비, 강연비 등을 제공 받는 것처럼 객관적이고 양적으로 표시가 쉬워 대중들의 관심을 받아 왔다. 그러나 재정적인 것과는 직접 관련이 없는, 즉 비재정적인 이해상충 문제에 해당하는 경우는 아직까지 상대적으로는 관심을 덜 받아왔던 것이 사실이다. 비재정적인 이해상충의 경우 이를 재정적인 이해상충보다 도덕적인 책임이 가벼운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이 환자 진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결과를 포함하고 있다면 이는 결코 상대적 경중을 따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8 하지만 이해상충은 재정적 혹은 비재정적인 것과 같은 형태가 어떠한 것이든 그것이 발생할 수 있는 조건 또는 상황의 집합을 말하는 것 일뿐 그로 인해 실제 문제가 발생하였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9 따라서 이해관계가 있다는 것 자체가 바로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또한 이해하여야 한다.
본 종설에서는 정신건강의학과 임상연구 및 진료와 관련된 재정적 혹은 비재정적인 이해상충 문제들의 형태와 주요 논점들을 살펴보고 이러한 문제에 대해 인식의 정도를 높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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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임상연구에서의 재정적(Financial) 이해상충

임상연구와 관련된 경우
대부분의 정신과 질환은 진단과 경과관찰에 필요한 생물학적 표지자가 명확하지 않고,10 정신과 치료약은 상당한 부작용을 동반하는 경우가 자주 있으며,11,12 질환의 특성상 환자들의 병식이 결여되어 있거나, 환자들의 인지적 장애가 심각할 경우 의학적 중재나 연구에 필요한 동의서를 받기 위한 의사소통이 곤란한 경우 등13,14이 있어 임상 현장에서 정신과 의사들은 환자들의 진단과 치료에 있어 불확실성이 큰 매우 복잡한 상황에서 전문적 판단을 내려야 하는 경우가 흔하다. 따라서 진단과 치료에 있어 임상의사의 재량권이 큰 정신건강의학과 영역의 경우 의학의 다른 분야보다 이해상충 문제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임상연구에서 이해상충은 종종 연구자가 질환의 과정을 이해하고 질병의 기전을 밝히거나 더 나은 치료방법을 알아내고자 하는 연구자로서의 일차적 역할과 후원자의 재정적 이익을 위하거나 개인의 성공을 위하고자 하는 이차적 이해 관심사와의 충돌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이러한 사례들 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연구에 대한 제약사의 후원 혹은 연구자와 후원사의 재정적인 이해상충이 연구 결과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15,16 하지만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와 비전형적 항정신병약물을 비롯한 새로운 정신과 약물들이 개발되어 사용되기 전인 1990년대 이전의 경우 제약사와 관련된 재정적인 이해상충보다는 학계에서의 명성이나 정치적 입장등과 관련된 이차적 이해가 정신과 영역의 주된 윤리적 문제였다. 1990년대 이후 생물정신의학과 정신약물학의 급격한 발전은 정신과 임상진료와 연구에서 약물과 관련된 부분의 비중을 현저히 상승시켰으며 정신과 임상에서 제약사의 영향 또한 그 이전에 비해 비약적으로 높아졌다. 정신과 약물치료의 효과를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대규모 임상시험의 경우 무작위배정 이중맹검 방법 등을 사용하는 것이 보편적이긴 하지만 약물의 효과를 비교하기 위한 약물간 대조 연구(head to head comparison study)의 경우 연구설계와 분석방법에 따라 다양한 방법에 의해 이해상충이 발생할 수 있다. 연구 디자인, 연구 수행 및 자료 분석 등 연구의 다양한 단계에서 연구자는 과학적 탐구의 객관적 결과보다는 이차적 이해관심사와 관련된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시도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대조약물의 용량을 표준적인 치료용량 보다 적게 하거나, 일반적이지 않은 용법대로 대조약물을 처방하거나, 대조약보다 시험약에 유리한 통계분석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또는 치료의 결과 혹은 부작용을 측정하기 위해 사용한 여러 개의 임상 척도들 중 대조약에 유리한 결과변수는 제시하지 않고 시험약에 유리한 척도의 결과만을 강조하는 방식의 사용이 가능하다.17 위약대조연구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있을 수 있다. Perlis 등4은 American Journal of Psychiatry, Archives of General Psychiatry, Journal of Clinical Psychiatry, Journal of Clinical Psychopharmacology와 같은 정신과 영역에서 가장 저명하고 권위 있는 4개 잡지에 게재된 162건의 무작위배정(randomized), 이중맹검(double-blind), 위약대조(placebo-controlled)연구를 분석한 결과 이해상충이 있음을 보고한 연구들의 경우위약보다 시험약에 긍정적인 연구결과를 보고하는 비율이 4.9배 높았다고 하였다. 또한 Perlis 등4 의 연구는 제약회사의 후원 여부가 그것 자체로 직접 긍정적인 연구결과와 연관된 것은 아니지만 저자의 이해상충과 연구결과의 연관성이 제약회사의 후원을 받지 않은 연구들에서는 유의하게 나타나지 않았음을 보고한 바 있다. 또 다른 심각한 문제는 시험약에 불리한 연구결과를 아예 출판하지 않는 것이다.18 부정적인 결과를 출판하지 않는 것은 상대적으로 효과가 부족하거나 안정성이 미흡한 약물에 대한 정보가 임상가들에게 충분히 제공되지 않게 함으로 인해 임상가와 환자 모두가 불필요한 시간과 비용, 부작용의 가능성을 감수하도록 만들 우려가 있을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현대의학의 중심인 근거중심의학의 기반을 약화시키게 된다. 이러한 출판 치우침으로 인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19은 물론 세계보건기구20에서도 대규모의 임상연구의 경우 논문 출판보다 훨씬 이전인 임상연구 시작단계에서 사전에 등록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임상연구 진행에 있어 데이터의 투명성과 윤리적 측면의 잠재적 문제들을 관리 하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으며 미국에서 운영중인 https://clinicaltrials.gov가 대표적이다. 이 시스템은 미국에서 운영중인 것이지만 다른 나라에서도 이용이 가능하다. 국내에서도 보건복지부의 지원을 받아 질병관리본부에서 구축하여 무상으로 운영하고 있는 임상연구정보서비스(Clinical Research Information Service, CRIS)가 있으며 https://cris.nih.go.kr로 접속이 가능하다.
하지만 상기의 이유들로 인해 제약회사의 후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들의 결과를 무조건 배척하거나 임상연구 수행에 있어 제약회사의 후원을 의도적으로 배제하려는 것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 20세기 말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지난 수십 년 동안 정신과 영역에 도입된 새로운 치료약들은 기존의 삼환계항우울제나 전형적 항정신병약물의 부작용을 개선하여 환자들의 삶의 질을 크게 개선시켰으며 지속적인 유지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의 약물순응도를 증진시켜 결과적으로 전반적인 질병의 예후와 치료 결과를 호전시켰다. 이러한 신약의 개발에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며 정신과 임상연구의 경우 연구대상자인 정신과 환자들이 정신적 질환을 앓고 있기 때문에 타과의 환자들보다 더욱 취약한 피험자(vulnerable populations)에 해당됨21을 고려할 때 피험자의 권익보호와 안전을 위한 각별한 주의와 관심이 필요하다. 피험자를 안전하게 보호하면서 질 높은 정신과 임상연구를 수행하려면 연구를 구상하는 단계에서부터 잘 설계하여야 함은 물론 연구 자체의 엄격한 진행을 위해 연구자의 충분한 경험이 필요하게 되므로 매우 많은 연구비용이 필요한 경우가 흔하다. 따라서 대규모 약물연구의 경우 제약회사의 후원을 받지 않고 연구자가 개별적으로 진행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또한 현실이다. 일반적으로 개별연구자에 의해 수행되는 소규모 연구에 비해 제약회사의 후원으로 진행되는 대규모 연구의 경우 피험자의 권익보호와 안전을 위한 각종 안전장치들이 훨씬 더 잘 구비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제약회사의 후원으로 진행되는 대규모 약물연구인 경우 연구의 설계 및 피험자 모집, 추적 관찰, 결과분석 등 연구의 전 과정을 해당분야에서 연구와 진료에 경험이 풍부한 우수인력들이 수행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사전에 잘 계획된 통계적 검증력을 바탕으로 충분한 숫자의 피험자를 등록하여 실제 유의한 차이가 존재한다면 그것을 발견해낼 가능성이 경험이 적은 연구자들이 적은 수의 피험자를 대상으로 엄격하지 않게 설계된 연구를 수행 하였을 때보다 훨씬 더 높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4
따라서 정신과 임상연구의 설계와 수행의 전 과정에 있어서 이해상충이 귀중한 연구결과를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게 하는 편견(bias)의 원인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연구자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특정 연구에 저자의 이해상충이 있다고 하여 그것을 비윤리적이거나 연구 부정행위로 사전에 간주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하지만 이해상충이 연구결과의 진실성에 대한 잠재적 위험요소일 수 있으므로 이차적 이해관심사에 의해 일차적 이해가 부당한 영향을 받는 상황을 만들지 않도록 하는 것은 물론 이해상충으로 인한 '의심'을 연구진 스스로가 불식시켜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진료와 관련된 경우
이해상충은 연구와 관련된 경우뿐 아니라 일반적인 진료행위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대표적인 예는 환자의 치료를 위한 약품이나 의료기기의 선정이 제약회사나 의료기기 회사로부터 제공되는 금전적 지원(소위 리베이트)에 영향을 받게 되는 경우이다. 하지만 이러한 부당한 재정적 지원을 받는 행위에 대해선 우리사회의 경각심이 이미 많이 높아져 있으며 정부는 다양한 규제와 처벌을 명시하는 방법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러한 규제와 처벌은 의료인과 제약회사간의 부당한 거래가 있을 경우 대상자를 적발하여 처벌하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하고 있다. 즉 불법적인 사항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 유통질서를 문란하게 만드는 의약품에 대해 약가인하조치를 취하거나, 실거래가 사후관리를 위하여 의료기관뿐만 아니라 의약품 제조업체 및 도매상 등으로 조사범위를 확대하는 것이다. 또한 리베이트 제공자 및 수수자에 대한 행정 처분 기준을 강화 또는 신설하는 등의 규제 집행의 강도를 높이거나 규제 위반자에 대한 처벌 내용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22 최근에는 의약분업 이후 건강보험의 의약품 보상급여 비용이 급격하게 증가함에 따라 약가책정제도를 보완하고자 2010년부터 시장형실거래가 제도를 시행함에 맞춰 의약품의 음성 거래 시 제약사, 의료기관, 약국관계자를 모두 처벌하는 쌍벌제를 도입하였다. 그러나 이와 같이 형사법상의 처벌의 내용을 규정하는 형식으로만 진료 현장에서의 이해상충을 관리하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보다는 의료행위는 인간의 생명 보호와 건강의 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본질적으로 특별한 소명을 지닌 윤리적인 직업일 수밖에 없음을 의료인들이 스스로 인식하고, 의료행위 자체가 사회와 환자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므로 의료인의 전문적 판단의 윤리적 온전함을 유지하고 그 판단에 대한 스스로의 확신을 유지하기 위하여 연관된 이해상충을 의료인들이 스스로 인지하고 사전에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23

정신과 영역에서 비재정적(Non-financial) 이해상충
재정적 이해상충에 비해 비재정적인 이해상충은 상대적으로 덜 관심을 받아왔지만 그렇다고 하여 문제의 크기가 더 가벼운 것은 아니다. Maj24는 비재정적 이해상충의 대표적인 예로 정신치료의 효과에 대한 충성효과(allegiance effect)를 들고 있다. 충성효과란 정신치료 방법들간의 효과비교에 있어 특정 학파의 관점을 지지 하기 위한 연구자들의 이차적 이해관심사가 연구 결과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25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보고 된 바 없지만 해외의 경우 정신치료 연구결과에 대한 충성효과의 영향이 지속적으로 보고되어 왔으며 Luborsky등26은 정신치료 기법들을 비교한 연구의 체계적 문헌 고찰에서 치료결과에 나타난 효과크기(effect size)의 69%가 충성효과와 관련되어 있다고 보고하였다. 이러한 충성효과가 결과에 영향을 주는 기전은 재정적 이해상충이 연구결과에 미치는 것과 매우 유사하다고 한다. 즉, 연구자가 선호하는 정신치료 방법보다 덜 효과적인 방법을 비교대상으로 선택하거나, 대조군에 해당하는 치료법을 서투르게 사용하거나, 자신이 지지하는 치료법에 유리하게 결과를 분석하거나 혹은 부정적인 결과를 출판하지 않은 것 등이다.
비재정적 이해상충의 또 다른 예는 환자의 안녕을 위하는 일차적 이해 관심사와 정신과 의사들의 정치적 신념에 의해 나타나는 이차적 이해 관심사와의 충돌이 정신과 진료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형태의 비재정적 이해상충은 정신과 질환에 대한 사회 전반의 편견이 여전히 높고, 정신과 의사의 진료 외 영역에 대한 사회진출과 참여의 정도가 아직 크지 않으며, 정신과 진료가 건강보험에 의해 통제되고 있는 측면이 강한 우리나라의 진료 현실에서는 아직까지는 두드러진 문제가 되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우리나라의 현실에서는 정신과 의사들의 정치적 신념에 의한 것보다는 정부의 정책이나 소속기관의 지침과 같은 외부요인에 의해 진료가 영향을 받게 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 우리나라의 정신과 진료는 외국에 비해 현저히 낮은 보험수가와 정액제로 엄격히 규제되는 의료급여수가로 이분화되어 통제되고 있다. Maj25에 의하면 현대사회에서 의료기관은 소속 의사들에게 더 많은 '생산성'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으며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의사들은 자신의 전문가적 판단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부득이하게 보다 저렴한 치료적 개입을 선택하게 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고 하며 이는 의료기관간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도 예외는 아닐 것으로 생각된다. 만약 경제적 이유에 근거한 이러한 선택의 결과가 소속기관 내에서의 포상이나 승진과 같은 비재정적인 보상과 연관되어 진다면 이는 넓은 범위에서 비재정적 이해상충에 해당되며 인센티브의 지급과 같은 재정적인 보상으로 이어진다면 이는 재정적 이해상충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해상충 관리
정신과 임상연구의 규모가 커지거나 대규모의 약물 연구를 수행하는 경우 필요한 많은 경비, 그리고 현대 정신의학에서 약물치료가 차지하는 높은 비중을 고려한다면 이해상충 문제에서 완전히 벗어난 정신과 임상 연구 및 진료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또한 이러한 특성상 활발하게 연구활동을 수행하고 많은 환자를 진료하는 저명한 임상연구자일수록 이해상충이 우려되는 상황에 더 자주 접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해상충을 가지게 되는 것 자체로 비윤리적이거나 잘못된 것은 아니며 현대 정신의학에서 일정 부분 불가피한 부분도 있음을 고려할 때 이를 무조건 부정하고 회피하려는 것은 합리적 대안이 되기 어렵다. 그 보다는 이해상충으로 인해 많은 연구비는 물론 수많은 연구자들의 귀중한 노력과 시간이 투여된 귀중한 연구결과의 가치를 떨어뜨리거나 심지어는 연구결과의 진실성에 대한 불필요한 의심까지 받게 되는 상황을 맞지 않고 연구결과의 신뢰성을 높이려면 이에 대한 적절한 관리가 필수적이다.
이해상충에 대한 대처로 제일 많이 사용되는 방법은 공개(disclosure)이다. 이는 잠재적 이해상충의 여지가 있는 모든 사항에 대해 논문에는 직접 기재하고, 학회에서의 발표 시에는 별도의 슬라이드를 통해 청중에게 제시하는 등의 방법으로 모든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논문 혹은 발표에서 제시된 연구결과에 이해상충과 관련된 치우침이 발생하였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독자 혹은 청중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하지만 연구자들의 자발적인 보고를 전제로 한 이 방법에 대한 참여도는 서구의 경우도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27 이해상충 공개의 보급을 위한 조금 더 강제적인 방법은 주요 학술지의 편집자들에 의해 행해지고 있다. 국제 의학 저널 편집자 위원회(International Committee of Medical Journal Editors)는 저자들이 어떠한 형태의 원고를 투고할 때라도 반드시 원고의 주요 내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재정적, 개인적 관계에 대해 공개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28이는 현재 정신과를 포함한 거의 대부분의 의학 잡지에 적용되고 있는 이해상충 관리를 위한 매우 현실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들은 자율성에 근거하므로 연구자들이 거절하거나 이해상충을 의도적으로 숨기는 경우는 대안이 없다. 외국의 경우 일부 학회나 전문가 단체에서 이러한 상황이 발생시 징계를 하는 규정을 제정하여 운용29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학회나 전문가 단체의 규모와 구성원의 숫자가 외국에 비해 적은 국내에서는 이러한 사례를 아직까지는 찾아보기 어렵다. 또한 징계와 규제를 주된 방법으로 하는 이러한 접근보다는 이해상충문제에 대한 정보제공과 인식제고를 통해 연구자들과 전문가들의 자율과 참여를 전제로 이해상충 문제에 접근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모든 의학 연구의 시작을 위한 필수적 단계인 기관윤리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심의 과정에서 심의 위원들이 이해상충문제의 중요성을 깊게 인식하고 잠재적으로 이해상충이 발생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경우 반드시 연구자들이 공개하고 정당하게 평가 받을 수 있도록 이를 기관윤리위원회 심의의 중요한 필수 요소로 정례화하는 것이 이해상충 관련 문제의 발생을 제도적으로 보완하여 최소화할 수 있는 유용한 장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진료 및 연구의 여러 장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이해상충을 잘 관리하려면 임상가와 연구자들이 이해상충관리의 2가지 기본 원칙을 숙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첫 번째 원칙은 '투명성(transparence)의 규칙'이다. 이는 임상가 혹은 연구자가 어떠한 행위를 할 때 자신의 판단이 다른 전문가들에게 공개될 경우에도 그러한 판단의 합리성과 윤리성에 대해 의심을 받지 않을 정도로 윤리적인지, 또한 환자가 알게 되었을 때 에도 환자의 안녕과 회복이라는 일차적 이해관심사가 이차적 이해로 인해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의사-환자 관계의 신뢰성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인지를 스스로 심사 숙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번째 원칙은 '회피의 규칙'이다. 임상가 혹은 연구자는 잠재적 이해상충의 존재를 인지하였을 경우 사전에 이를 회피하여야 한다는 것이다.9 예를 들어 자신 혹은 가족이 주식을 투자한 제약회사에서 임상연구제안을 하는 경우 이를 거절하는 것이다. 실제 임상 및 연구현장에서는 자신이 처한 상황이 이해상충이 되는 것인지 애매한 상황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이러한 상황도 가능한 회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해상충관리의 이러한 원칙을 숙지하고 이를 잘 관리하려는 것이 단지 윤리적 비난 혹은 법적 규제를 회피하기 위함보다는 이해상충과 관련하여 불합리하거나 불필요한 오해의 여지가 있는 상황이 발생하였을 때 임상가와 연구자, 그리고 환자까지 모두가 공통의 관심사인 일차적 이해(환자의 안녕과 회복, 과학의 발전, 수준 높은 연구 등)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함임을 임상가와 연구자들이 스스로 인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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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상충의 문제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그것이 가져올 결과를 지각하는 것은 정신과는 물론 의학의 모든 영역에서 필수적인 일이 되어 가고 있다. 이해상충은 크게 재정적인 것과 비재정적인 것으로 나뉘어 진다. 현재까지 상대적으로 의료인, 연구자들과 제약회사와의 관계로부터 발생하는 재정적 이해상충이 주목 받아왔으나 비재정적 이해상충의 문제도 정신과 영역에서 발생할 수 있음을 인지하여야 한다. 정신과 영역의 진료와 연구에서 이러한 이해상충의 문제를 완전하게 없애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연구자들의 많은 노력이 투여된 연구결과의 신뢰성을 높이고 의료인의 전문가적 판단이 사회와 환자로부터 존중 받으려면 정신과 영역의 연구자와 임상가는 이해상충 문제의 중요성을 올바르게 인식하고 이를 합리적으로 관리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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