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Article

(15권2호 77-83)

Relationship between Negative Sexual Experience and Psychiatric Symptoms in Patients with Depression or Anxiety Disorders by Gender and Type of Negative Sexual Experience

우울 및 불안장애 환자에서 성별 및 성경험 유형에 따른 부정적 성경험과 정신과적 증상 사이의 연관성

Min-A Ji, MD1;Bo-Ram Jeong, MS2; and Jeong-Ho Chae, MD, PhD1;

1;Department of Psychiatry, Seoul St. Mary's Hospital, College of Medicine, The Catholic University of Korea, Seoul, 2;The Catholic Emotion Research Laboratory, Catholic Biomedical Industrial Institute, The Catholic University of Korea, Seoul, Korea

Abstract

Objective : This study aims to investigate the relationship between negative sexual experience and psychiatric symptoms by gender and compare the effects of sexual assault and unwanted sexual experiences on psychiatric symptoms in patients with depression or anxiety disorders.

Methods : A total of 204 respondents who have had negative sexual experiences of outpatients diagnosed with depression or anxiety disorders were evaluated with AUDIT, PSS, STAI, BDI, and SSI. Independent samples t-test was performed to compare the psychiatric symptom scale scores between male and female and identify the difference of the psychiatric symptom scale scores between those who have had sexual assault and those who have had only unwanted sexual experience.

Results : There was no difference in psychiatric symptom scale scores except for AUDIT between male and female in 204 patients with negative sexual experience. There was also no significant difference in AUDIT, PSS, and STAI scores between those who experienced sexual assault and those who experienced only unwanted sexual experiences. BDI and SSI scores are significant higher in those who experienced sexual assault than those who experienced only unwanted sexual experiences.

Conclusion : This suggests that male and female may have similar levels of psychiatric symptoms after experiencing negative sexual experiences. Psychiatric symptoms caused by sexual assault may have differences from the psychiatric symptoms caused by unwanted sexual experience. Understanding the differences in psychiatric symptoms according to the type of negative sexual experience may helpful to direct the therapeutic plans.

Keywords

?Negative sexual experience;Sexual assault;Unwanted sexual experience;Depression;Anxiety;Alcohol use;Stress;Suicidal ideation;Gender difference.

FULL TEXT

Address for correspondence : Jeong-Ho Chae, M.D., Ph.D., Department of Psychiatry, Seoul St. Mary's Hospital, College of Medicine, The Catholic University of Korea, 222 Banpo-daero, Seocho-gu, Seoul 06591, Korea
Tel : +82-2-2258-6083, Fax : +82-2-594-3870, E-mail : alberto@catholic.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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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 성경험에는 동의를 했건 하지 않았건 주관적으로 원치 않은 것으로 인지한 성경험에서부터 성을 매개로 의사에 반해 이뤄지는 성희롱, 성추행, 성폭행 등 모든 신체적, 언어적, 정신적 폭력이 해당될 수 있다. 우울 및 불안장애 등의 정신과적 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 정신과적 질환이 없는 경우에 비해 부정적 성경험을 한 자의 비율이 높다.1,2 부정적 성경험이 정신과적 증상의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은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 밝혀져 있다. 아동기 성 학대 경험 후 스트레스, 우울, 불안 등의 정신병리가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며,3,4 성폭행은 우울, 불안, 알코올 의존, 불법 약물 사용, 자살 사고와 시도, PTSD 등과 연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5,6,7,8 하지만 성경험에 대한 대부분의 연구들은 피해자를 여성에 한정시키거나 신체 피해 정도가 큰 성폭행만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많다.5,6
부정적 성경험이 여성만의 문제라는 사회적 인식과 달리, 대검찰청이 매년 발간하는 '범죄 분석'에 따르면 남성이 피해자인 성폭행 건수는 지난 2010년 702건에서 2016년 1478건으로 7년 동안 210%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9 성폭력 피해 지원센터인 해바라기센터의 자료에도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전체 성폭력 피해자의 5%는 남성이었으며 2016년부터 2017년까지는 남성 피해자가 7~8%로 증가되었다.10 미국에서 204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12~16%가 원하지 않는 성관계를 할 수 밖에 없었으며, 34%의 남성이 16세 이래로 어떠한 유형의 성 강요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보고하였다.11 이처럼 적지 않은 비율의 남성이 부정적 성경험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인 남녀 모두를 대상으로 부정적 성경험 및 이로 인한 정신과적 증상과의 연관성에 대해 국내에서 연구된 바는 거의 없으며, 해외에서의 연구도 극히 제한되어 있어 부정적 성경험으로 인한 남녀의 정신과적 증상의 차이를 비교하는 것이 어렵다.

성폭행은 상대방의 동의 없이 성관계를 강요하는 것으로 강간과 강간미수를 포함하며 치명적인 외상 경험에 의한 정신적 후유증의 치유가 쉽지 않아 만성화되기도 한다.12 또한 성폭행의 단계까지 이르지 않은 부정적인 성경험도 남성과 여성 모두에서 음주 문제, 우울 등의 정신과적 증상과 관련이 있다는 보고가 있다.13 성폭행은 성추행, 성희롱, 몰래 카메라 등의 제반 부정적 성경험에 비해 극단적인 상황으로 우울과 불안 등의 정신적 고통 또한 클 것이라 예측할 수 있으나 대부분의 연구는 성폭행에 국한되어 있으며 부정적 성경험의 유형에 따른 정서적 어려움을 비교 분석한 연구는 더욱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부정적 성경험이 있는 우울 및 불안 장애 환자에서 남성과 여성의 정신과적 증상 수준의 차이가 있는 지를 알아볼 것이다. 또한 부정적 성경험 중 성폭행과 성폭행을 제외한 일련의 원치 않은 성경험이 정신과적 증상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하고자 한다. 정신과적 증상은 성폭행과 연관이 있다고 알려진 음주, 스트레스, 우울, 불안, 자살사고의 5가지 영역으로 평가하였으며 각각의 척도 점수를 통해 정신병리 수준을 측정하였다.

대상 및 방법

연구 대상
본 연구는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우울 및 불안장애 클리닉에서 초진으로 내원한 만 18세 이상 65세 이하의 성인환자를 대상으로 하였다. 참여자들은 DSM IV-TR14에 의거하여 주요우울장애, 기분부전장애, 달리 분류되지 않는 우울장애 등의 우울장애로 진단된 환자와 공황장애, 사회불안장애, 강박장애, 범불안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달리 분류되지 않는 불안장애 등의 불안장애로 진단된 환자들을 포함하였다. 우울 및 불안장애 환자 중에는 신체화 장애, 알코올 사용 장애, 식이장애를 공존질환으로 가지는 경우가 일부 있었으며 정신병적 증상이 있는 경우와 양극성 장애, 정신지체, 인격장애, 일반적 의학 상태로 인한 정신질환 환자의 경우는 제외하였다. 환자들의 정보는 표준화된 자기보고식의 질문지를 이용하여 정보를 수집하였으며 생활 사건 평가 척도 문항 중에서 성폭행 혹은 기타 원하지 않았거나 불편했던 성경험이 본인에게 일어난 적이 있다고 응답한 289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환자들은 연구 참여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들은 뒤 동의를 하였으며 가톨릭대학교 성의교정 및 서울성모병원 임상연구 윤리심의위원회의 승인(IRB No.KC09 FZZZ0211)을 받았다.

연구 도구 및 척도

생활 사건 평가 척도
스트레스를 주는 사건의 평가를 위해 생활 사건 평가 척도(Life Events Checklist, LEC)를 사용하였다. LEC는 성인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일반적인 잠재적 외상성 사건의 자가 보고형 설문지로 총 17가지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각의 항목은 자연재해부터, 사고, 성폭력, 신체적 폭력 등을 포함하고 있다.15 LEC는 각 항목 별로 직접 경험한 경우, 목격한 경우, 가까운 지인에게 일어난 이야기를 들은 경우, 해당하는지 확실하지 않은 경우, 해당하지 않는 경우의 5가지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각 항목을 직접 경험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로 이분법적으로 나누어 분석하였으며, 직접 경험한 것 이외에 목격한 것이나 이야기를 들은 것은 모두 경험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하였다. 또한 LEC는 성인시절뿐만 아니라 어릴 때 경험한 사건도 모두 포함하여 응답하도록 하였다. LEC의 문항 중에서 성폭행이 본인에게 일어난 적이 있다고 응답하거나 원하지 않았거나 불편했던 성경험이 본인에게 일어난 적이 있다고 응답한 경우를 부정적 성경험을 하였다고 정의하였다.

음주 평가 척도
음주 수준은 알코올 사용 장애 선별 검사(Alcohol Use Disorder Identification Test, AUDIT)를 사용하여 평가하였다. AUDIT은 알코올 의존 및 고위험군을 확인함에 있어 신뢰도와 타당도가 입증되었으며,16 총 10개의 항목으로 총점은 0점에서 40점 사이에서 평가된다. 국내어판 AUDIT은 남성의 경우 10점, 여성의 경우 6점부터 위험 음주자로 구분할 수 있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문제음주 수준이 높음을 의미한다.17

스트레스 평가 척도
지각된 스트레스 척도(Perceived Stress Scale)를 통해 스트레스 정도를 평가하였으며, 이는 지난 3개월 간 개인의 생활이 예측할 수 없으며 압도당한다고 지각하는 정도를 의미한다. PSS는 지난 3개월 간의 스트레스 관련 경험을 묻고 있어서 개인회상 능력에 따른 왜곡의 정도를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높은 수준의 내적 일치도를 보인다.18,19 총 10개의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점의 범위는 0~40점으로 총점이 높을수록 지각된 스트레스의 정도가 심한 것을 의미한다.

우울 평가 척도
Yu 등20이 신뢰도와 타당도를 검증한 한국판 BDI를 사용하여 참가자들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우울증상의 정도를 평가하였다. 이 척도는 우울증상에 대해 정서적, 인지적, 동기적, 생리적 영역에 대한 21개의 문항으로 구성되어있으며 환자 자신이 느끼는 증상 정도에 대해 스스로 보고할 수 있는 척도이다. 각 항목은 0에서 3점까지 채점할 수 있고 0점에서 63점까지로 측정되며 점수가 높을수록 우울증상의 심각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 할 수 있다.

불안 평가 척도
불안증상의 상태를 평가하기 위해 신뢰도와 타당도가 입증된 한국어판 상태-특성불안척도(State-Trait Anxiety Inventory, STAI)를 사용하였다.21 STAI는 각각 20문항으로 이루어진 상태불안을 측정하는 STAI-S 및 특성불안을 측정하는 STAI-T로 구성되어있다. 상태불안 항목은 특정 상황에 주관적으로 반응하는 일시적인 감정상태를 반영하여 개인의 당시 환경에 따라 변할 수 있는데 반해 특성불안 항목은 환자가 평소에 어떻게 느끼는지를 평가함으로써 특정 상황에 따라 변화하지 않는 개인의 내재된 불안성향을 나타낸다. 각각의 항목은 1~4점까지의 점수로 평가되며 총점은 20점에서 80점 사이로 측정되고 점수가 높을수록 심각한 상태불안과 특성불안을 나타낸다.

자살 사고 평가 척도
자살사고는 자기 파괴적인 생각이나 희망을 다양한 차원에서 측정한 현재 지닌 의식적인 자살의도의 정도이다.22 본 연구에서는 자살사고를 평가하기 위해 총 19문항으로 구성된 자가 보고형 설문지인 자살 사고 척도(Scale for Suicidal Ideation, SSI)를 사용하였다. 총점의 범위는 0~38점이며 점수가 높을수록 자살사고의 정도가 높은 것을 의미한다. 정신과적 질환을 진단받은 50명의 입원환자와 55명의 외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자가 보고형 SSI 하위 척도의 내적 합치도(Cronbach α)는 0.90으로 높았으며, 타당도가 널리 입증된 임상가에 의해 평가되는 SSI와의 동시 타당도도 높게 나타났다.23

통계 분석
전체 응답자 289명 중 자살사고 척도 관련 설문지를 작성하지 않은 85명(29.4%)은 결측치로 처리하여 총 204명을 대상으로 분석하였다. 남성과 여성 사이의 사회인구학적 지표의 경우 연속변수는 독립표본 T검정(independent samples t-test), 범주변수는 카이제곱 검정(chi-square analyses)으로 비교하였다. 또한 연속변수는 평균과 표준편차, 범주변수는 빈도와 백분율로 제시하였다.
우선 전체 대상자를 남성군과 여성군으로 나누어 AUDIT, PSS, BDI, STAI, SSI 각각의 점수 차이를 독립표본 T검정을 통해 비교하였다. 이어서 전체 대상자 중 성폭행 관련 문항에 응답하지 않은 3명을 제외한 201명을 대상으로 성폭행을 경험한 군과 원치 않은 성경험을 한 군으로 나누어 분석을 하였다. 생활사건평가 척도에서 강간, 강간 미수, 완력이나 위협 하에 어떤 종류던 간에 성적 행위를 하게 하는 등의 성폭행이 본인에게 일어난 적이 있다고 응답한 경우를 성폭행을 경험한 군, 성폭행을 경험하지는 않았으나 원하지 않았거나 불편했던 성경험이 본인에게 일어난 적이 있다고 응답한 경우를 원치 않은 성경험을 한 군으로 분류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성폭행을 제외한 제반 부정적 성경험을 한 번이라도 직접 경험한 경우를 원치 않는 성경험을 하였다고 정의 하였다. 성폭행을 경험한 군과 원치 않은 성경험을 경험한 군 사이의 AUDIT, PSS, BDI, STAI, SSI 각각의 점수 차이를 비교하기 위해 독립표본 T검정을 사용하였다. 통계적 유의성은 p<0.05인 경우로 설정하였다. 통계분석은 SPSS 통계분석프로그램(SPSS for Windows, version 21)을 이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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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학적 배경
총 204명 중 남자는 50명(24.5%), 여자는 154명(75.5%)이었으며, 남자의 평균 연령은 30.82세, 여자는 35.65세였다. 결혼 여부는 남성의 72.9%는 미혼이었고 18.8%가 결혼했으며 8.3%는 배우자가 있었지만 별거 중이었다. 여성은 51.3%가 미혼이었고 36.7%가 결혼했으며 2.7%가 배우자가 있었지만 별거 중이었고 8.0%는 이혼, 1.3%는 사별하였다. 교육수준으로는 고등학교 졸업 이하가 남성은 39.6%, 여성은 34.3%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고용상태는 남성과 여성의 각각 64.0%, 68.7%가 직업이 있는 상태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며 총소득에서도 남성과 여성 사이에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남성의 58.0%가 우울장애, 36.0%가 불안장애를 진단받았으며 6.0%는 우울장애와 불안장애를 모두 진단 받았다. 여성의 57.8%가 우울장애, 26.0%가 불안장애를 진단받았으며 16.2%는 우울장애와 불안장애를 모두 진단 받았다. 남성과 여성의 기저질환의 비율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또한 남성과 여성에서 성폭행을 경험한 비율에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Table 1).

성별과 정신과적증상 수준과의 관련성
부정적 성경험을 한 전체 대상을 남성과 여성으로 분류하여 정신과적 증상 척도 점수를 비교 분석한 결과, AUDIT 점수는 남성이 8.58점, 여성이 5.75점으로 남성이 유의한 수준으로 높게 나타났다(t=2.01, p=0.048). PSS 점수는 남성이 27.52점, 여성이 26.54점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t=0.8, p=0.426). BDI 점수는 남성이 30.14점, 여성이 28.49점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t=0.77, p=0.444). STAI 점수는 남성이 123.32점, 여성이 123.69점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t=-0.09, p=0.925). SIS 점수는 남성이 14.8점, 여성이 12.23점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t=1.63, p=0.107)(Table 2).

부정적 성경험 유형과 정신과적 증상 수준과의 관련성
부정적 성경험을 한 전체 대상을 성폭행을 경험한 군과 원치 않은 성경험을 한 군으로 분류하여 정신과적 증상 척도 점수를 비교 분석한 결과, AUDIT 점수는 성폭행을 경험한 군이 6.7점, 원치 않은 성경험을 한 군이 6.38점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t=-0.28, p=0.780). PSS 점수는 성폭행을 경험한 군이 27.01점, 원치 않은 성경험을 한 군이 26.61점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t=-0.36, p=0.719). BDI 점수는 성폭행을 경험한 군이 31.56점, 원치 않은 성경험을 한 군이 27.10점으로 성폭행을 경험한 군에서 유의한 수준으로 높았다(t=-2.41, p=0.017). STAI 점수는 성폭행을 경험한 군이 126.40점, 원치 않은 성경험을 한 군이 121.72점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t=-1.37, p=0.174). SIS 점수는 성폭행을 경험한 군이 15.40점, 원치 않은 성경험을 한 군이 11.36점으로 성폭행을 경험한 군에서 유의한 수준으로 높았다(t=-3.02, p=0.003)(Table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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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의 목적은 부정적 성경험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성별 차가 있는지를 알아보고 부정적 성경험 중 극단적인 상황인 성폭행과 기타 다른 유형의 성경험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하여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함이다. 본 연구에서 우울 및 불안장애 환자 중 부정적 성경험이 있는 자를 대상으로 남녀의 정신과적 증상 수준을 비교하였을 때 음주를 나타내는 척도가 남성에서 여성에 비해 유의한 수준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스트레스, 우울, 불안, 자살사고를 나타내는 척도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생물학적 혹은 사회 구조학적 차이로 인해 남성이 여성에 비해 음주 수준 자체가 높다는 것은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 밝혀져 있다.24 따라서 본 연구 결과 AUDIT 점수에서 남성이 8.58점, 여성이 5.75점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다고 할 지라도 남녀 모두 위험 음주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며 부정적 성경험으로 인한 음주 문제의 성별 차가 있다고 판단하기에는 어렵다(Table 2).
스트레스, 우울, 불안, 자살사고의 정도에서도 남녀의 유의한 차이는 없었으며, 이는 성별에 무관하게 성폭행 이후 정신 질환의 발병률 및 정신건강서비스 이용률이 증가한다는 이전 연구 결과와 연관성이 있다.25 이러한 결과를 통해 비단 성폭행뿐만 아니라 일련의 부정적 성경험을 포함하였을 때에도 남녀 모두에서 정신과적 증상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남성은 실제로 그들의 의지에 반해 성 행위를 강요 당하게 되는 경우가 있을 수 없다는 사회적 신념으로 인해 남성의 부정적 성경험에 대한 문제는 간과되어 왔으며, 남성은 여성에 비해 원치 않거나 불편한 성경험을 하더라도 부정적이기보다는 중립적으로 인지할 때가 많다는 문헌 결과도 있다.11,26 이로 인해 남성은 부정적 성경험 후에 이로 인한 정신적 피해가 덜할 것이라고 예측된 바도 있었으나 본 연구 결과에서 남성도 여성과 유사한 수준으로 부정적 성경험 이후 심각한 정신과적 증상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부정적 성경험이 있을 경우 후유증 발생에 대해 면밀히 추적 관찰하며 적극적으로 개입하여야 할 것이다.
우울 및 불안장애 환자 중 부정적 성경험이 있는 자를 대상으로 성폭행을 경험한 군과 원치 않은 성경험을 한 군의 정신과적 증상 수준을 비교한 결과, 음주와 스트레스 및 불안을 나타내는 척도 점수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성폭행을 경험한 군에서 원치 않은 성경험을 한 군에 비해 우울 및 자살사고를 나타내는 척도 점수가 유의한 수준으로 높았다(p<0.05). 이는 성폭행 피해 집단과 성추행 피해 집단의 다면적 인성 검사 프로파일을 비교한 결과 두 집단 모두 공통적으로 피해 경험 이후 중등도 이상의 우울과 불안을 경험하지만, 이에 더해 성폭행 피해자 집단은 우울, 무기력, 무망감, 무가치한 태도, 자살사고를 더욱 표현한다는 연구 결과와 관련이 있다.27 하지만 불안, 음주, 스트레스 척도에서는 원치 않은 성경험이 성폭행과 유사한 수준으로 영향을 끼쳤다. 성폭행이 피해자에게 우울, 불안, 자살사고, 자살시도 등의 증상을 포함해 물질 남용 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의 정신과적 후유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으나,28 성폭행을 제외한 부정적 성경험에 대해서는 그 위험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의료진 또한 부정적 성경험의 위험을 간과할 수 있다. 하지만 본 연구 결과는 원치 않는 성경험이 성폭행 경험 이후의 정신과적 증상에 비해 심각도가 낮을 지라도 중등도 이상의 우울감을 경험할 수 있으며 성폭행에 미치는 수준으로 음주, 불안,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는 원치 않은 성경험만으로 심한 우울감이 유발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와,29 성추행 피해자들이 우울, 불안, 스트레스의 정도가 높게 나타나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발생 위험성과도 관련을 보인다는 결과와도 연관이 있다.30,31
본 연구에서 확인된 원치 않은 성경험과 정신과적 증상의 심각도 사이의 연관성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며, 임상가들은 성폭행을 포함한 모든 부정적 성경험에 대해 정신과적 증상 및 후유증의 위험을 정확히 인지하고 접근해야 할 것이다. 또한 성폭행의 경우 유의한 수준으로 자살사고 척도 점수가 더 높게 나타났으며 이는 이전 연구결과와도 일치하는 것으로 성폭행의 경험이 있는 환자에서는 자살의 위험성을 더욱 면밀히 평가해야 할 것이다.
본 연구의 제한점으로는 첫째, 자기 보고형 설문지를 사용하였기 때문에 응답자들이 비교적 거부감 없이 솔직하게 검사에 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으나 객관적인 평가와 다를 수 있다. 임상의가 평가하는 정도보다 증상이 과장되었을 수 있으며, 설문지에 표기된 불편하거나 원치 않는 성경험의 정의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아 응답자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어 광범위한 경험이 포함되었을 것이다. 불편하거나 원치 않는 성경험의 정의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세부화하여 추가 분석이 필요할 것이다.
둘째, 남성은 여성에 비해 공격적 행동, 범죄 행동, 약물 사용, 자살 시도 등의 행동 문제가 더 흔한 성폭력 후유증이라는 해외 연구 결과가 있다.28 이에 비해 본 연구에서는 남성 특이적인 정신과적 증상의 척도에 대한 분석이 부족하였다. 국내에서도 남성에 특이적인 정신과적 증상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고, 이에 맞는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이다.
셋째, 본 연구는 단면 연구로 얻어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였기 때문에, 인과관계를 파악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다. 예를 들어, 음주는 부정적 성경험의 결과가 될 수도 있지만 위험인자가 될 수 있다. 실제 Abbey 등32,33은 알코올 사용을 성폭력의 위험인자로 연구하였으며 대학생들이 알코올 사용을 할 경우 성폭력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였다. 향후 전향적 연구고안을 하거나 인과관계를 추론할 수 있는 분석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넷째, 성경험의 유형과 정신과적 증상 사이의 연관성에 성경험의 빈도와 노출기간, 피해 당시의 연령 등의 세부적인 요인들이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향후 이를 보완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다섯째, 우울 및 불안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기 때문에 비교 집단 간 기저질환의 종류와 심각도가 정신과적 증상 척도 점수에 영향을 준 혼란변수로 작용하였을 것이다. 또한 우울 증상이 있는 사람들은 비관적인 세계에 대한 관점으로 성 경험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본 연구의 결과를 일반인구로 일반화 시키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부정적 성경험의 보고가 높은 우울 및 불안장애 환자에서 이러한 성경험이 성별과 성경험의 유형에 따라 정신과적 증상에 미치는 영향의 차이를 알아보았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한 그 동안 활발하게 연구되지 않았던 남성의 성폭행 경험과 원치 않은 부정적 성경험까지 포함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정신과적 증상을 음주, 스트레스, 우울, 불안, 자살 사고의 다양한 척도로 측정하였다는 강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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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 및 불안장애 환자 중 부정적 성경험이 있는 자를 대상으로 정신과적 증상 수준의 성별 차가 있는지 알아본 결과, 남성과 여성에서 유사한 수준의 우울, 불안, 스트레스, 자살사고의 정신과적 증상을 보였다. 또한 부정적 성경험 중 성폭행과 원치 않은 성경험의 차이를 비교한 결과, 성폭행 경험이 있는 환자에서 원치 않은 성경험이 있는 환자에 비해 높은 우울감 및 자살사고를 보였고 불안, 스트레스, 음주 수준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본 연구는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의 부정적 성경험에도 여성만큼이나 임상적 초점을 두어야 하는 근거를 제시하고 있으며, 부정적 성경험의 유형에 따라 나타나는 정신과적 증상 양상의 차이를 제시하여 이들의 정서적 문제를 다루고 치료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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