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Article

(2권2호 122-7)

The Relationship between Psychopathology and Hypoxemia in Hospitalized Pneumoconiosis Patients

진폐증 입원환자에서 저산소혈증과 정신병리의 연관성

Sae-Han Park, MD;Joung-Sook Ahn, MD, PhD;Young-Hoon Choi, MD;Sae-Young Jin, MD; and Ki-Chang Park, MD, PhD

Department of Psychiatry, Wonju College of Medicine, Yonsei University, Wonju, Korea

Abstract

ObjectiveWe examined the putative association between the psychological symptoms and hypoxemia in hospitalized pneumoconiosis patients.

Methods:One hundred and nine hospitalized pneumoconiosis patients were divided into two groups according to their level of hypoxemia (PaO2);hypoxemic group consisted of 47 patients with PaO2 lower than 80 mmHg, and comparative group consisted of 62 patients with higher than 80 mmHg. All of them were interviewed with the Hamilton Depression Rating Scale (HAM-D), and completed the Symptom Checklist-90items-Revised (SCL-90-R) and the State-Trait Anxiety Inventory (STAI). The medical data (PaO2, PaCO2, Hb, and Hct), number of hospital days and socio-demographic data as well as scores of the three psychological measurements were compared between the two groups.

Results:Hypoxemic patients with lower PaO2 showed higher scores in the HAM-D (p=0.01) and state-anxiety subscale of the STAI (p<0.05). Values of hemoglobin and hematocrit were negatively correlated with levels of trait-anxiety (p<0.05). Thirty patients (27.5%) of total subjects suffered from depression (higher than 18 in the HAM-D), and 46.8% of hypoxemic patients were depressed, whereas 12.9% of comparative group patients were depressed (p=0.01). 

Conclusion:These results suggest that depression and anxiety might be associated with the hypoxemic mechanism in pneumoconiosis patients. 

Keywords

Pneumoconiosis;Hypoxemia;Psychopathology.

FULL TEXT

Address for correspondence:Joung-Sook Ahn, MD, PhD, Department of Psychiatry, Wonju College of Medicine, Yonsei University, 172 Ilsan-dong, Wonju 220-701, Korea
Tel:+82.33-741-1263, Fax:+82.33-743-5385, E-mail:jsahn@yonsei.ac.kr 

서     론


  
신체질환 환자에 있어서 불안, 우울의 발생은 국내1,2,3에서나 외국4,5에서 꾸준히 임상적 관심의 주제가 되어 왔으며 신체질환에 동반된 불안과 우울 등 정신병리의 공존은 내과치료를 어렵게 한다는 일반적인 인식에도 불구하고 정신과적인 치료접근은 미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6 신체질환에 동반되는 정신병리의 발견과 치료가 쉽지 않은 이유는 지금까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고경봉7에 의하면 이러한 환자들에서 정신병리의 진단이 어려운 이유는 신체질환 환자들은 정신과적 증상을 자발적으로 잘 표현하지 않고 신체화 증상으로 나타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담당 의사가 다른 신체질환으로 진단하는 경향이 높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지금까지의 문헌을 고찰해 보면, 이차적 정신병리와 연관된 연구8,9,10들은 주로 관상동맥질환, 당뇨병, 종양 등이었으며 만성호흡기질환에서 정신병리의 유병률 및 발생기전에 대한 관심은 비교적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 
   만성폐쇄성 폐질환과 더불어 주요한 만성호흡기 질환인 진폐증은 국내의 대표적인 산업재해 질병중 하나로 현재까지는 치료가 매우 어렵고 호흡곤란과 과호흡 등의 증상으로 인하여 환자들의 활동제한이 심하기 때문에 삶의 질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진폐증은 오랜 역사를 가진 직업병으로서 탄폐증(anthracosis), 석폐증(chalicosis), 규폐증(silicosis) 등으로 불리어 왔으나 1950년 제 3 차 국제진폐회의 이후 진폐증이란 용어가 보편화되어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다. 진폐증은 분진의 종류에 따라 규폐증, 탄광부 진폐증, 석면폐증, 베릴리움증, 요접공 폐, 탄폐증 등으로 분류 되어진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진폐증은 주로 석탄 광업근로자에게서 발견되고 있는 탄광부 진폐증이다.11 1980년대 후반부터 정부가 추진한 석탄산업합리화 정책의 일환으로 대부분의 탄광이 폐광되어 근년에는 진폐증의 발병률이 감소하고 있는 추세였다. 그러나 노동부12가 최근 발표한 2001년 산업재해 통계에 따르면 탄광 등 분진작업장 근무경력이 있는 사람에게 주로 발생하는 진폐증 환자가 전년대비 120% 늘어났는데, 그 이유는 진폐증 근로자들이 대부분 분진사업장을 그만 둔 후 비로소 호흡곤란, 기침 등의 자각증세를 느끼기 시작하므로 진단이 늦기 때문이며 또한 광업소 이외의 조선, 용접 등 제조업에서 발생하는 진폐증이 점차 증가하기 때문일 것이다. 
   현재까지 진폐증에 대한 원인치료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진폐증 전문요양기관에서의 치료는 주로 결핵이나 폐렴 등과 같은 이차적인 합병증에 대한 예방과 치료 및 대증 요법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따라서 환자들은 만성 경과를 겪게 되고 결국 합병증에 의해 사망한다. 임상에서 우울감, 불안, 수면곤란, 무력감을 호소하는 많은 진폐증 환자를 만날 수 있는데, 우울감, 불안 등의 정신병리는 그 자체가 삶의 질을 떨어트릴 뿐 아니라 환자들로 하여금 내과적 치료에 수동적으로 임하여 치료순응도가 떨어지도록 만들어 병의 경과를 더욱 악화시킨다. 
   국내문헌을 살펴보면 진폐증 환자의 정신병리와 연관된 임상연구로서 유병률에 대한 제한적인 연구들13,14이 있고, 외국에서는 내과적으로 진폐증과 비슷한 병태생리를 갖는 만성폐쇄성폐질환(이하 COPD)에서 정신병리의 유병률에 대한 연구들15,16,17,18이 있는데 모두 대조군에 비해 높은 유병률을 보고하였다. Engstron 등15은 자가보고식 검사와 해밀튼 우울평가척도를 이용하여 68명 COPD 외래환자와 대조군을 비교하였는데 우울증과 불안장애가 7%와 13%로 대조군의 1%와 6%에 비해 유의미 하게 높았다고 보고하였다. Dowson 등16도 같은 방식으로 조사하였는데 79명 COPD 입원환자에서 우울증과 불안장애의 유병률이 28%와 50%로 매우 높았다고 하였으며, Aydin과 Ulusahin 등17은 38명 COPD 입원환자와 120명 결핵환자의 자가보고식 검사결과를 비교하였더니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등의 유병률이 결핵환자에서 19
~23%인데 비해 COPD 환자에서는 47.3%로 높았다고 했다. Stage 등18은 49명 COPD 외래환자들과의 면담을 통해 해밀튼 우울평가척도, 해밀튼 불안평가척도를 시행한 결과 주요우울장애가 33%, 경도 우울장애는 14%였다고 보고하였다. 
   COPD 환자에서 우울증이나 불안 등이 발생하는 기전에 대해서는 주로 사회-심리적 기제들 즉, 상실에 대한 반응, 스트레스에 대한 대처방식의 차이 등이 거론되어왔다.19,20 하지만 만발성 우울장애의 발생에 대뇌피질의 미세혈관 병리가 관여한다는 것을 보여준 최근 연구21,22들에 비추어 볼 때, 만성적 저산소혈증을 동반하는 COPD 환자에서 우울증과 불안 등의 발생기전에 저산소혈증과 같은 기질적 원인의 관여를 유추할 수 있다. 이러한 가정은 COPD와 유사한 임상적 특징을 갖고 있는 진폐증 환자에게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저자들은 산재전문요양원에 입원해있는 중증 진폐증환자를 대상으로 하여 저산소혈증이 있는 집단과 저산소혈증이 없는 비교집단으로 나누어서 해밀튼 우울평가척도, 간이정신증상척도, 스필버거 상태-특성불안척도를 시행하여 우울증, 불안 등 정신병리의 정도를 비교해 봄으로써 진폐증환자의 정신병리가 저산소혈증과 연관되는지 알아보고자 하였다. 

연구방법 

연구대상 및 절차 
   본 연구는 2005년 2월 1일부터 4월 30일까지 산재병원 내과에서 진폐증 진단 하에 1개월 이상 입원중인 환자 354명을 일차 대상으로 하였다. 진폐증의 진단은 직업력 및 병력문진, X-ray와 폐 환기기능검사 결과를 확인한 후 내과 전문의와 방사선과 전문의에 의해 이루어졌다. 상담과 진료기록 검토를 통해 현재 혹은 과거에 뇌혈관질환, 치매 또는 악성종양의 병력이 확인된 78명은 연구대상에서 배제되었다. 남은 276명의 환자 중 문맹 또는 심각한 병증으로 인해 기초자료 설문 및 면담에 적절히 응하지 못한 환자를 제외한 최종대상자는 109명이었으며 이들은 자가보고식 설문지를 작성한 후 정신과 전문의와의 면담에 의해 해밀튼 우울평가척도가 수행되었다. 최종 연구대상자 109명에 대해서는 내과 진료기록을 검토하여 설문 및 면담 전후로 최근 1개월 이내에 시행된 동맥혈 검사에서 동맥혈 산소분압 및 이산화탄소분압, 헤모글로빈(Hb) 수치, 적혈구용적치(Hct)를 확인하고, 동맥혈 산소분압이 80 mmHg 미만인 저산소혈증 환자군 47명과 80 mmHg 이상인 대조환자군 62명으로 나뉘어 졌다. 

연구 도구 

해밀튼 우울평가척도(Hamilton depression rating score:이하 HAM-D) 
   1967년 개발된 관찰자 측정 우울척도로 17개의 항목, 각 항목 당 1
~4점 척도로 구성되어 있다.23 총점은 0~52점이며 특정 절단점수가 확립되어 있지는 않으나 Altshuler 등24은 0~6점을 정상, 7~17점을 경도, 18~24점을 중등도, 그리고 24점 이상을 심각한 우울증으로 보았다. 본 연구에서는 Altshuler 등이 연구용으로 권장한 18점을 우울증의 절단점으로 설정하였다. 

 

간이정신증상척도(Symptom checklist-90-revised:이하 SCL-90-R)
   Drogatis25가 개발하고 김재환과 김광일26이 한국판으로 표준화한 자가보고형의 평가척도이다. 총 90문항이며 각 문항은 "전혀 없다(0점)"부터 "아주 심하다(4점)"까지 5점으로 평정한다. 신체화, 강박증, 대인 예민성, 우울증, 불안, 적대감, 공포불안, 편집증, 정신증의 9개의 증상척도와 3개의 전체척도로 구성되어있다. 

스필버거 상태-특성 불안척도(State-trait anxiety inventory:이하 STAI) 
   상태불안과 특성불안을 측정할 수 있는 자가보고형 평가척도로 Spielberger 등27이 개발하고 김정택과 신동균28이 표준화한 STAI를 사용하였다. 상태불안 척도는 불안상태 강도가 증가하는 수준을 연속적으로 나타내는데 낮은 점수는 차분함과 침착함의 상태를, 높은 점수는 공포에 근접하는 과도한 염려와 두려움의 상태를 반영한다. 이 척도는 상태불안 20문항과 특성불안 20문항 등 총 40문항으로 구성되며 총점은 20
~80점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불안 수준이 높음을 의미한다. 

통계 분석 
   통계프로그램은 SPSS 11.5 for Window을 사용하였다. 전체 연구대상에서 해밀튼 우울평가척도 점수, 간이정신증상척도의 소척도 점수, 나이, 교육 등의 상관관계는 Pearson's correlation analysis를 이용하여 살펴보았다. 저산소혈증 환자군과 대조환자군에서 인구사회학적 특성은 독립표본 t-test로 비교하였다. 그리고 해밀튼 우울평가척도 점수와 상태-특성 불안척도 점수 그리고 간이정신증상척도의 소척도 점수는 두 집단간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던 교육연수를 공변인으로 하여 공변량분석(ANCOVA)을 하였다. 또한 저산소혈증 환자군과 대조환자군에서 우울증의 발생률 비교를 위해 Chi-square 분석을 이용하였다. 

연구결과 

연구대상자의 일반적인 특성 
   연구대상은 모두 남자였으며 연령(평균±표준편차)은 저산소혈증 환자군이 67.4±7.5세였고 대조환자군이 65.9±6.7세로 통계학적 차이가 없었다(p=0.27). 재원일수는 저산소혈증 집단이 1,404.3±902.4일이었고 대조군이 1,136.5±981.2일로 차이가 없었다(p=0.14). 하지만 교육연수는 저산소혈증 환자군이 3.8±3.5년으로 대조환자군의 5.3±4.0년보다 유의하게 낮았다(p=0.04)(Table 1). 

나이, 재원기간, 교육연수와 정신병리의 상관관계 
   나이는 상태-특성불안척도의 특성불안과 간이정신증상척도의 불안항목에서 부적 상관관계를 보였다(p<0.05). 교육연수는 해밀튼 우울평가척도 점수와 부적 상관관계에 있었다. 재원기간은 정신병리와의 상관성을 발견할 수 없었다(Table 2). 

동맥혈 산소분압과 이산화탄소분압, Hb, Hct와 정신병리의 상관관계 
   동맥혈 산소분압은 해밀튼 우울평가척도점수와 부적 상관관계를 보였다(p<0.01). 헤모글로빈 수치와 적혈구용적치는 상태-특성불안척도의 특성불안과 정적 상관관계를 보여
주었다(p<0.05). 그러나 동맥혈 이산화탄소분압과 정신병리 간에는 상관성을 발견할 수 없었다(Table 3). 

저산소혈증 환자군과 대조환자군에서 정신병리의 비교 
   해밀튼 우울평가척도 점수(p<0.01), 상태-특성 불안척도의 상태불안항목 그리고 간이정신증상척도 불안 항목(p<0.05)과 피해사고 항목(p<0.01)에서 저산소혈증 환자군이 통계적으로 의미있게 높은 점수를 보였다. 상태-특성 불안척도의 특성불안 항목과 간이정신증상척도의 다른 항목에서도 저산소혈증 환자군이 대조환자군에 비해 높은 점수를 보였으나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지는 않았다(Table 4). 

저산소혈증 환자군과 대조환자군에서 우울증 발생의 비교 
   해밀튼 우울평가척도의 절단점수를 18점으로 하여 우울증의 발생을 비교하였을 때 저산소혈증 환자군에서 우울증의 발병률이 훨씬 높았다(p<0.01)(Table 1). 

고     찰 

   연구대상은 모두 남자였고 대부분 3년 이상 입원치료를 지속하고 있는 장기요양 환자들이었다. 연구대상의 대다수가 1960년대부터 발병 전까지 탄광에서 일했던 전직 광부들이었고 60대 중후반의 노령층이었다. 따라서 본 연구의 모집단인 진폐증환자를 대표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표본인 바, 본 연구결과의 분석에 그 점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연구대상들의 학력이 전반적으로 낮았는데 특히 교육연수의 비교에서 저산소혈증 환자군이 통계적으로 의미있게 낮은 학력을 보였다. 낮은 교육수준이 일찍 유해한 작업환경에 노출되게 하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지 못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으며, 또한 질병대처를 미숙하게 하여 치료와 관리에 나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겠다. 이러한 연구대상의 연령과 교육연수가 통계분석에서 혼란편향(confounding bias)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연령과 교육은 정신병리의 발생에 관련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신병리의 인식 및 표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본 연구에서는 두 집단간에 의미있게 차이가 있었던 교육연수를 공변인으로 하여 공변량분석(ANCOVA)을 하였다. 
   근래에 신체질환 환자에게 동반되는 우울증이나 불안장애에 대하여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 우울증은 관상동맥질환에서 흔히 나타나며 심근경색 후 20% 이상에서,29 뇌졸중 후에는 30
~50%의 유병률이 조사되었다.8 당뇨병에서도 11~31%로 비교적 높은 유병률을 보이고 있다.9 마찬가지로 COPD와 같은 만성호흡기질환에서도 우울증과 불안장애의 유병률이 높아서15,16,17,18 정신과적인 치료접근이 필요함이 제안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과적으로 COPD와 비슷한 경과를 밟는 진폐증 환자의 정신병리 연구는 매우 제한적이다. 진폐증 환자에게 우울증상이 많다는 차봉석 등의 연구13와 신체화 증상이 두드러진다는 이경용 등의 연구14정도가 있을 뿐이다. 저자들은 Altshuler 등24이 권장한 18점을 절단점수로 하여 해밀튼 우울평가척도를 시행한 결과 연구대상 109명중 30명(27.3%)에서 우울증이 있었다. 집단간 비교에서는 저산소혈증 환자군에게 우울증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p<0.01). 이는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에서처럼 진폐증환자에서도 우울증의 발병률이 매우 높고 특히 저산소혈증 환자군에서 이런 경향이 더욱 뚜렷하다는 의미이다. 또한 불안증상을 살펴보면, 저산소혈증 환자군의 특성불안 항목은 대조환자군와 비교하여 차이가 없었으나 상태불안 항목(p<0.05)과 간이정신증상척도의 불안항목(p<0.05)에서 훨씬 더 높은 점수를 보였다. 이와 같은 결과로부터 저자들은 저산소혈증이 있는 진폐증환자군에서 우울증 및 불안의 유병률이 높음을 알 수 있었다. 
   해밀튼 우울평가척도 점수는 동맥혈 산소분압과 유의미한 부적 상관관계를 보였는데, 따라서 낮은 동맥혈 산소분압과 높은 해밀튼 우울평가척도 점수는 상관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저산소혈증 환자군에서 유의하게 우울증 발생률이 높았고 상태불안 점수가 높게 나왔는데 이로부터 저산소혈증이 정신병리와 연관성이 있음을 추론할 수 있다. 
   공황장애 환자에게 빈번한 호흡곤란과 과호흡은 진폐증환자에서도 자주 관찰된다. Soo 등30과 Mikkelsen 등31은 COPD 환자의 불안장애 발생기전으로 공황장애의 불안증상 발생과 비슷한 생리적 모델인 과호흡 모델(hyperventilation model), 이산화탄소 과민반응 모델(carbon dioxide hypersensitivity model), 인지행동 모델(cognitive behavioral model)을 제안하였다. 과호흡 모델은 호흡곤란에 따른 과호흡으로 저이산화탄소혈증이 생겨 불안 및 기타 연관 증상들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이산화탄소 과민반응 모델은 젖산(lactate)이 공황발작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소개된 모델로 정확한 기전은 불분명하나 비정상적인 화학수용기(chemoreceptor)에 의한 오경보 이론(suffocation false alarm)이 불안 발생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인지행동 모델은 호흡곤란과 과호흡 등의 신체반응에 대하여 환자의 반복적인 인지적 오류(과잉 일반화, 재앙적 사고 등)가 고착화 되어 불안을 유발하고 지속되게 만들어 결국 회피행동이 생긴다는 것이다. 
   한편 Soo 등30과 Mikkelsen 등31이 제안한 만성호흡기질환에서 우울증의 발생기전은 더욱 복잡한 것 같다. 현재까지는 저산소증, 흡연, 기저폐질환의 빈번한 악화, 치료되지 않은 만성 우울감 등이 우울증과 신경인지기능 이상의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생각된다. 저산소증은 정신운동 지체(psychomotor slowing)와 기억력 저하, 그리고 우울한 기분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간접적 기전으로서 전두엽으로 신경전달물질의 정보전달 감소가, 직접적 기전으로는 미세혈관장애와 신경손상유발 등이 생각되고 있다. COPD에 흔히 연관된 흡연은 미세혈관장애를 일으켜서 두뇌의 직접적 신경손상에 의해 인지기능 저하 및 우울한 기분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저폐질환의 빈번한 악화는 반복적인 산화적 스트레스(oxidative stress)를 통해 신경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또한 치료되지 않은 우울감은 전두엽으로의 신경전달물질 전달이상, 그리고 지속적인 흡연유발과 연관되어 우울증을 지속시킬 수 있겠다. 그 외에 질병으로 인한 체중저하, 피로, 운동량 저하 등이 우울반응을 유발시키는 부가 요인으로 제안되고 있다.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제한점을 가진다. 첫째, 본 연구에서는 남자 환자만을 연구대상으로 하였고 고령의 입원환자들이 주된 대상이었기 때문에 진폐증 환자라는 전체 모집단의 특성을 반영하기 어려웠다고 본다. 따라서 향후 광범위한 연령대의 환자집단을 포함하는 추가연구가 필요하다. 둘째, 앞에서 언급했던 나이와 교육연수가 혼란편향(confounding bias)으로 작용해서 저산소혈증으로 인한 정신병리의 차이를 과장 또는 축소시켰을 가능성이 있다. 셋째, 진폐증과 같은 호흡기 증상이 많은 질환자에게 특화된 우울증 평가척도를 사용하지 못하고, 상대적으로 신체증상 문항이 다수 포함된 해밀튼 우울평가척도를 사용하였기 때문에 우울점수가 실제보다 과장되어 평가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넷째, 자가설문지 및 면담이 가능한 입원환자만을 대상으로 하였기 때문에 저산소혈증이 매우 심한 중증 환자들이 연구에서 제외되어 선택편향(selection bias)이 있었다. 또한 저산소혈증의 정도에 따라 집단을 세분하여 비교하지 못했다. 다섯째, 본 연구에서는 입원기간 및 유병기간과 정신병리와의 연관성을 밝힐 수 없었는데, 이는 연구대상이 대부분 장기입원 환자였으므로 단기입원 환자들과 비교하는데 제약이 있었다. 여섯째, 본 연구는 단면연구로서 저산소혈증과 정신병리의 연관성만을 제안할 뿐 그 인과관계를 밝힐 수는 없었다. 따라서 향후 추가적인 코호트 연구를 통해 인과관계를 밝힐 필요성이 있겠다. 

결     론 

   본 연구는 만성폐질환 중 진폐증환자를 대상으로 정신병리의 유병률 및 저산소혈증과 정신병리와의 연관성을 평가한 최초의 연구이다. 저자들은 본 연구를 통하여 입원을 필요로 하는 중등도의 진폐증 환자들에서 흔히 나타나는 저산소혈증이 우울증상 및 불안증상과 연관성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기질적 요인이 정신병리의 병태생리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진폐증환자들의 치료에 있어서 우울, 불안증상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하고 내과적 치료뿐만 아니라 정신과적 중재가 치료초기부터 함께 시행되어야 함을 제안하고자 한다. 앞으로 저산소혈증을 동반하는 다른 만성폐쇄성 폐질환에서도 정신병리와의 연관성이 추가로 확인되어야 하며, 더불어 만성 저산소혈증이 우울, 불안 증상 등의 정신병리 발생에 관여하는 기전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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