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Article

(4권1호 55-61)

Treatment Response and Symptomatic Changes after Eye Movement Desensitization and Reprocessing in Psychiatric Disorders Other than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이외의 정신 장애에 대한 EMDR 전후의 치료 반응 및 증상 변화

Haewon Lee, MD, PhD1;Daeho Kim, MD, PhD1,2;Hwallip Bae, MD1,2;Joonho Choi, MD, PhD1,2;Dong Hoon Oh, MD3; and Yong Chon Park, MD, PhD1,2;

1;Department of Neuropsychiatry, College of Medicine, Hanyang University, Seoul, 2;Department of Psychiatry, Hanyang University Guri Hospital, Guri, 3;Department of Psychiatry, Armed Forces Wonju Hospital, Wonju, Korea

Abstract

Objective:Eye movement desensitization and reprocessing (EMDR) has been established as an effective treatment for patients with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 However, the literature is unclear as to whether EMDR is effective in the treatment of other psychiatric disorders.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evaluate the potential use of EMDR in the treatment of psychiatric disorders other than PTSD by using a clinician's impression of patient response and a subjective symptom evaluation.

Methods:Seventeen diagnostically heterogenous patients without PTSD underwent an average of 4.3 sessions of EMDR. Symptom severity was assessed by the Clinical Global Impression-Change Scale (CGI-C), Beck Depression Inventory (BDI), State-Trait Anxiety Inventory (STAI), and Symptom Checklist-90-Revised (SCL-90-R) before and after EMDR. Those whose CGI-C scores were 'very much improved' and 'much improved' after EMDR were classified as 'responders.' The patients' before and after treatment scores of symptom severity and group differences were compared.

Results:Twelve of the 17 participants (12/17, 71%) were classified as 'responders.' The patients' scores on all of the scales, with the exception of the trait anxiety scale and obsession-compulsion scale of the SCL-90-R, significantly decreased after treatment. There was no difference in sociodemographic and clinical variables between the responders and non-responders.

Conclusion:The results of our study suggest that EMDR can be a promising candidate for the treatment of patients with psychiatric disorders other than PTSD, and thus further controlled studies are needed to determine whether EMDR can be applied to various psychiatric populations.

Keywords

Eye movement desensitization and reprocessing;Psychiatric disorders;Trauma;Psychotherapy.

FULL TEXT

Address for correspondence:Daeho Kim, M.D., Ph.D., Department of Psychiatry, Hanyang University Guri Hospital, 249-1 Gyomun-dong, Guri 471-701, Korea
Tel:+82.31-560-2277, Fax:+82.31-554-2599, E-mail:dkim9289@hanyang.ac.kr

서     론 


  
안구운동 민감소실 및 재처리 요법(Eye Movement Desensitization and Reprocessing:이하 EMDR)은 미국의 심리학자인 Francine Shapiro1에 의해 1989년 처음 소개된 이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이하 PTSD)로 대표되는 외상 관련 질환에서 치료 효과를 인정받으면서 정신과 영역에서 새로운 치료법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EMDR의 효과에 대한 실증적인 연구는 대부분 PTSD에 대한 것이었는데, 2004년 8월까지 17개의 무작위 임상 시험들이 발표되었다.2 그 결과 한 연구3를 제외하고는 모두 EMDR이 PTSD의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결과를 보고했다. 기존 연구들의 통계자료를 통합하여 조사하는 메타분석 연구도 몇 가지 알려져있다.4,5,6,7
   Sack 등5은 발표된 모든 연구 논문의 질적 수준을 점수화하고 효과 크기(effect size)를 계산하였는데, 방법론적으로 우수하고 세밀하게 계획된 연구일수록 더 긍정적 결과를 보인다고 보고하였다. 따라서 EMDR의 효과를 단순히 방법론의 문제로 치부하는 과거 비판8에 대한 반론을 제기하였다. 더욱이 Van Etten과 Taylor7는 약물 치료를 포함한 PTSD 치료에 대한 68개의 연구 결과를 개괄하여 EMDR과 행동 치료가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평가하였다.
   이렇게 EMDR 효과에 대한 자료가 축적되면서 미국 정신의학회,9 미국 국방성과 보훈처,10 최근에는 영국의 Naional Insititute for Clinical Excellency(NICE)11의 임상진료 지침에 인지행동치료와 함께 최우선적이고 가장 효과적인 정신치료로 인정받게 되었다. 
   최근에는 치료 경험과 연구 보고가 늘어나면서 PTSD 뿐 아니라 그 외의 다양한 정신과적 질환까지 EMDR이 적용되고 있다. PTSD로 진단되지는 않지만 외상에 의한 심리적 후유증을 나타내는 환자에서 EMDR을 시행한 결과 PTSD 환자만큼 효과적이었다는 보고가 있다.12,13 인격장애, 해리장애, 불안 장애, 신체형 장애, 신체추형장애 등 여러 질환에 대한 증례보고가 되고 있으나 대조군 연구는 매우 드문 실정이다.14
   불안장애를 대상으로 한 3개의 대조군 연구만이 알려졌는데, 기존의 인지행동치료와 비교될 만큼 긍정적 효과를 보이지 않았다. Muris 등15은 22명의 거미 공포증 아동을 대상으로 1회의 EMDR과 노출 치료를 시행한 결과를 비교했는데 EMDR은 자기 보고식 측정에서 더 우수하였지만 회피 반응이나 생리학적 지표로 본 효과는 노출 치료가 우수했다고 보고하였다. 또 43명의 공황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EMDR, 안구운동을 제외한 EMDR, 대조군을 비교한 연구에서 EMDR이 치료 후 유의하게 우수하였지만 3개월 추적에서 감소되는 양상을 보였다.16 마지막으로 광장 공포증을 동반한 공황 장애 환자에서 EMDR이 치료대기군(waitlist control)보다는 우수하였으나, 비특이적인 치료라고 할 수 있는 associative therapy와는 차이가 없음을 보고하였다.17
   종합하면, 아직까지 PTSD이외의 질환에 대해서 EMDR의 효과는 증례 보고나 연속 증례를 통해서만 보고되었으며 대조군 비교 연구를 통한 증거는 부족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한 국내의 연속 증례 연구18에서 PTSD외에도 공포증과 사별반응에 효과가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 연구는 심리척도를 사용하지 않고 치료자의 판단에 의존한 취약점이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PTSD 외의 정신과 질환에서 치료 전후 증상 변화를 통해 EMDR이 PTSD외의 정신과 질환에 어느 정도 치료 효과가 있는지 알아보고, 이차적으로 EMDR에 잘 반응하는 환자들의 특징이 무엇이며 치료 반응성과 관련이 있는 요소가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하였다. 

대상 및 방법

대 상
   이 연구는 전향적인 연구로 한양대학교 구리병원 정신과에서 2003년 3월부터 18개월간 진행되었는데, 참여한 환자들은 1명 이상의 정신과 전문의가 정신 장애 진단 및 통계 편람 4판(DSM-IV)에 따라 제 1 축 진단에 PTSD를 제외한 다른 정신장애로 진단을 받고 EMDR을 시행받은 모든 외래환자들이 포함되었다.
   배제기준은 대뇌신경 질환의 병력이 있는 환자, 알코올 및 물질 사용 중인 중독 환자, 인지 및 기억력 장애가 있거나 급성 정신병 상태에 있는 환자들은 연구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이러한 기준에 따라 20명의 환자가 연구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이중 두 명은 EMDR 첫 회기에서 탈락되었고, 또 한 명은 치료 후 추적 관찰이 되지 않아 제외되었다(탈락율 15%). 따라서 총 17명의 자료가 최종 분석되었다. 이 중 기존에 약물 치료를 병행하던 환자는 11명(64.7%)이었는데, EMDR 치료를 받는 동안 약물의 종류나 용량, 용법은 변화 없이 동일하게 유지하였다. 이 연구과정은 해당 병원의 연구윤리위원회의 사전 승인을 받았으며 참가하는 환자들은 사전고지하의 서면 동의를 작성하였다.

치 료
   국제 EMDR 협회에서 인정한 공식 수련 과정을 이수한 정신과 의사 5명이 표준화된 8단계 프로토콜16에 따라 주 1회 90분간 치료를 진행하였다. 이는 1) 병력 조사와 치료 계획 수립, 2) 치료 전 준비, 3) 평가, 4) 민감 소실, 5) 주입, 6) 신체 검색, 7) 종결, 그리고 8) 재평가의 단계이다. 먼저 환자의 현실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사항을 점검하고, 특정 문제나 사고와 관련된 이미지, 스스로에 대한 부정적 믿음과 이를 대치할 새로운 긍정적인 믿음을 찾고, 동반되는 신체적 감각을 확인한다. 이후 부정적인 이미지를 마음 속에 떠올리면서 안구 운동을 시행하여 민감 소실 및 재처리 과정을 통해 고통스러운 기억을 해소하고, 부정적 믿음 대신 긍정적 믿음으로 대치시킨다. 이때 동반되는 불쾌한 감정이나 신체감각에 대한 처리도 함께 이루어진다.19 치료 횟수는 환자의 상태에 맞게 치료자의 판단으로 결정하였으며, 이번 연구의 치료 횟수는 2
~8회 범위였고, 평균 4.3회(SD=1.9, 95%CI=3.4~5.2)였다.

평 가
   환자의 임상 증상에 대한 평가는 치료 시작 시점과 EMDR 마지막 치료 후 1주 이내에 시행되었고, 각 치료자에 의한 임상 증상 변화의 평가와 환자의 자기 보고식 검사가 동시에 시행되었다.

전반적 임상 증상 변화 척도(Clinical Global Impression-Change:CGI-C)
   여러 증상의 변화 정도를 측정하기 위하여 전반적 임상 증상 변화 척도(CGI-C)를 사용하였다.20 이는 처음 증상을 평가했을 시점과 비교하여 현재의 증상의 변화 정도를 1점(매우 많이 호전됨)부터 7점(매우 많이 악화됨)까지 평가하도록 고안되어 있다. 이 연구에서는 CGI-C 점수 1점(매우 많이 호전됨)과 2점(많이 호전됨)에 해당되는 경우를 EMDR에 대한 반응하는 것으로 정의하였다.

벡 우울 척도(Beck Depression Inventory:BDI) 
   우울 증상을 평가하기 위하여 사용하였다. 가장 대표적인 우울 증상의 자기 보고식 척도로 우울증의 인지적, 정서적, 동기적, 신체적 증상 영역을 포함하는 21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문항은 0
~3점 평점 척도로서 총점이 높을수록 우울의 정도가 심하다.21 이번 연구에서는 이영호, 송종용 번역판을 사용하였다.22

상태-특성 불안 척도(State-Trait Anxiety Inventory: STAI) 
   불안 증상을 평가하기 위해 사용하였다. 자기 보고형 검사로 상태 불안과 특성 불안을 측정하기 위해 각각 20문항씩 총 40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항목은 증상의 심각도에 따라 1점(전혀 그렇지 않다)부터 4점(대단히 그렇다) 사이에서 답하도록 되어 있다. 상태 불안 척도는 지금 이 순간 느끼는 현재의 불안 상태를 기술하게 한 것으로 특정한 시간 혹은 상황에 대한 우려, 긴장, 근심 등을 측정할 수 있으며 스트레스에 민감하다. 특성 불안 척도는 평소에 일반적으로 느끼는 불안 상태를 기술하도록 하여 선천적인 기질, 특히 피검자의 일반적인 불안 성향을 측정하는 항목으로 비교적 변화가 적고 안정된 경향을 보인다.23 이번 연구에서는 김정택의 STAI-X형을 사용하였다.24

 

간이 정신 진단 검사(Symptom Checklist-90-Revised:SCL-90-R)
   Derogatis가 개발하였고 총 90개의 문항, 9가지 영역의 증상 차원으로 이루어진 자기 보고형 검사로 지난 한 주일 동안의 정신 증상의 심각도를 측정한다. 신체화(Somatization), 강박증(Obsession-Compulsion), 대인 예민성(Interpersonal Sensitivity), 우울(Depression), 불안(Anxiety), 적대감(Hostility), 공포불안(Phobia), 편집증(Paranoid), 신증(Psychosis)의 9개 하위 척도와 전체 심도 지수(Global Severity Index), 표출 증상 심도 지수(Positive Symptom Distress Index), 표출 증상 합계(Positive Symptom Total)의 3개 전체 지표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척도는 0점(전혀 없다)에서 4점(아주 심하다) 사이에서 점수를 매기도록 되어 있다.25

통계 분석
   자료 분석을 위한 통계 처리는 SPSS(version 12.0)를 사용하였다. 통계적 유의 수준은 5% 미만, 양측 검정을 시행하였다. 치료 전후의 증상 변화는 대응 표본 t 검정(paired t-test)을 사용하였으며, 치료 반응군(CGI-C 1점과 2점)과 비반응군(3점 이상)의 비교는 카이 검정(qui square test)과 독립 표본 T 검정(independent sample test)을 사용하였다. 

결     과

대상군의 인구학적 변인과 임상 진단
   대상자 17명의 평균 나이는 31.6세(range=19
~52, 95% CI=26.9~36.3)였고, 남성 8명(47.1%), 여성 9명(52.9%)이었다. 결혼 상태는 기혼 11명(64.7%), 미혼 5명(29.4%), 이혼 1명(5.9%)이었다. 학력은 대학교 졸업 6명(35.3%), 고등학교 졸업 8명(47.1%)이었고, 그 이하의 학력은 3명(17.6%)이었다. 
   환자의 DSM-IV 진단명은 주요 우울증 5명(29.4%), 사회공포증 3명(17.6%), 적응 장애 3명(17.6%), 해리 장애 2명(11.8%), 신체화 장애 2명(11.8%), 강박 장애와 망상 장애 환자 각 1명(각5.9%)이었다. 연구 도중 탈락된 환자는 3명으로 사회공포증 환자 2명과 강박 장애 1명이었다. 이번 연구에서 신체적, 성적 학대의 과거력이나 폭행, 강도, 납치 또는 사고, 재해와 같은 주요 외상(major trauma)에 해당하는 경험과 관련된 기억을 외상 기억으로 정의하였는데, 과거력 상 외상 기억이 있는 경우는 11명(64.7%), 없는 경우가 6명(35.3%)이었다. 연구 도중 EMDR과 약물 치료를 병행한 환자는 11명(64.7%)이었고, 6명(35.3%)은 EMDR 단독 치료를 시행하였다.

치료 전후의 증상 평가
   치료자가 평가한 CGI-C는 평균 2.24점(SD=0.9, range =1
~4, 95%CI=1.8~2.7)으로, CGI-C 점수는 1점(매우 많이 호전) 3명(17.6%), 2점(많이 호전) 9명(52.9%), 3점(약간 호전) 3명, 그리고 4점(변화 없음) 2명(11.8%)이었다. CGI-C 점수가 5점 이상, 즉 증상이 악화된 환자는 없었다.
   환자의 자기 보고식 검사에서는 벡 우울 척도와 상태 불안 척도, SCL-90-R의 8개 항목(신체화, 대인 예민성, 우울, 불안, 적대감, 공포불안, 편집증, 정신증)에서 유의미한 점수의 감소를 보였으며, 특성 불안 척도와 SCL-90- R 중 유일하게 강박증 항목에서는 유의한 점수의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Table 1).

EMDR 치료 반응군과 비반응군의 비교
   CGI-C 1점(매우 많이 호전)과 2점(많이 호전)을 반응군으로, 그 외의 점수를 비반응군으로 분류하였다. 대상군 17명 중에서 반응군은 12명(70.6%)이고, 비반응군은 5명(29.4%)이었다. EMDR에 대한 반응성은 환자의 나이, 성별과 진단명, 치료자 요소, 치료 횟수, 과거 외상 경험의 유무, 약물 복용 여부와 아무 관련이 없었다(Table 2). 또한 환자의 치료 전 증상의 정도(벡 우울 척도, 상태-특성 불안 척도, SCL-90-R 항목)와도 관련이 없었다.

고     찰

   PTSD 이외의 다른 정신과적 진단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EMDR 전후의 반응과 증상 변화를 살펴 본 결과, 치료에 반응했다고 정의한 CGI-C 1점과 2점에 해당하는 반응군이 17명 중 12명(71%)으로 EMDR이 PTSD 이외의 다른 정신 질환에도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부분의 측정 항목, 즉 벡 우울 척도와 상태 불안 척도, SCL-90-R의 8개 항목(신체화, 대인 예민성, 우울, 불안, 적대감, 공포불안, 편집증, 정신증)에서 유의미한 점수의 감소가 있었다. 이 결과는 EMDR에 의한 효과가 정신 증상의 전반적인 호전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기존의 연구 중 PTSD를 포함한 다양한 정신 질환에서 EMDR의 치료 효과를 보고한 연구 결과는 있었다. Marquis 등26은 EMDR을 1번 시행한 정신과 환자 78명 중 68명(87%)에서 CGI-C가 1점 혹은 2점으로, 치료에 반응성이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 같은 척도를 이용한 국내 연구18도 정신과 환자 30명 중 23명(77%)명에서 EMDR에 대한 치료 반응성이 있다고 하였다. 두 연구 모두 PTSD, 적응 장애, 공포증과 공황 장애에서 치료 반응이 좋았고, 인격 장애 환자에서 치료 반응이 좋지 않다는 공통된 결과를 얻었으나, 이번 연구에서는 진단명과 치료 반응성 사이에 관련이 없었다. 결과의 차이에 대한 이유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이번 연구에서는 가장 효과가 크다고 알려진 PTSD 환자를 대상군에서 배제했기 때문이고, 그 외의 질환과 치료 반응성 사이의 관련성을 알아보기에는 각 질환 별 증례 수가 너무 적다는 사실도 고려해야겠다.
   또한 다양한 정신과 질환 중 일부 질환, 즉 불안장애, 우울증 등 신경증적 질환을 주로 대상으로 했고, 각각 질환의 대상환자수가 적기 때문에 EMDR이 여러 정신 질환에 효과적이라는 결론은 내릴 수 없겠다. 따라서 EMDR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임상 적응증, 특히 신경증적 증상을 주로 보이는 정신 질환에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예측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두번째는 우울 증상과 EMDR과의 연관성을 언급하고 싶다. 벡 우울 척도와 SCL-90-R의 우울증 척도 모두에서 유의미한 점수 감소를 보여 이번 연구에서는 EMDR에 의해 우울 증상의 호전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울증에서 EMDR의 효과에 대해서는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적응적 정보 처리 가설에 의하면 우울증 환자에서는 EMDR이 무기력감이나 절망감과 연관된 과거의 기억을 재처리함으로써 우울 증상의 호전이 일어난다고 설명한다.19 이번 연구에서도 EMDR로 인해 우울 증상이 호전을 보였지만, 그 이유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있어야 할 것이다.
   세번째로 불안 증상과의 연관성을 언급하고 싶다. EMDR 시행 후 상태 불안 척도는 감소되었으나 특성 불안 척도는 감소를 보이지 않았다. 이는 STAI를 개발한 Spielberger23의 불안에 대한 정의에 부합되는 결과이다. 그는 '상태 불안'이란 불쾌하고 의식적으로 지각된 긴장감과 염려에 관련된 자율 신경계 활성이 동반하는 것이며 위협적으로 지각되는 상황에 대한 반응이자 시간에 따라 강도가 변하는 일시적인 조건이라고 하였다. 이에 반면 '특성 불안'은 불안 경향성의 개인차이며 상황적 스트레스에 좌우되지 않는 비교적 안정적인 것이라고 정의하였다. 따라서 두 가지의 불안 척도 중에서 안정성이 높은 특성 불안 점수의 감소에 비해 상태 불안 점수의 감소가 두드러졌다는 것은 EMDR이 불안 증상의 감소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의 신뢰성을 반영하는 결과라고 볼 수 있겠다.
   한편 SCL-90-R의 강박 척도 점수의 변화 정도는 통계적 유의성은 없지만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p=0.054). 하지만 SCL-90-R의 9개 하위 척도 중 강박 척도는 강박 장애 증상의 측정 도구로서 유용하지 않다고 비판하는 연구도 있어27 향후 강박증 환자에서의 EMDR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강박 증상 측정 도구를 사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네번째로 이번 연구 결과에서는 치료 반응성과 관련이 있는 요소는 없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진단명과 환자의 성별, 나이, 증상의 정도 및 치료 기간이나 치료자 요소 뿐 아니라 외상의 유무나 약물 복용 여부와도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치료자 사이에 차이가 없었다는 결과는 각 셀에 포함된 숫자가 너무 적어서 실제 차이를 반영하지 못 했을 가능성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EMDR, 특히 표준 8단계 프로토콜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이것이 매우 구조화된 치료이기 때문에 치료자의 특성에 관계없이 거의 동일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치료자 요소가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차단된 정보 처리 시스템의 재활성화를 통해 자연적인 치료 과정(natural healing process)을 진행시키면 환자-치료자 간의 언어적 의사소통 없이도 정보의 재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이고, 치료자의 언어적 개입이 오히려 자연 치료 과정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19 따라서 치료자 요소가 치료 반응성과 무관하다는 결과는 특히 표준화된 프로토콜을 사용하는 경우 표준화된 치료라는 EMDR의 특성을 반영하는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과거 외상 경험의 유무가 관련이 없다는 결과에 대해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EMDR은 원래 외상 기억의 치료로 개발되었기 때문이다. '외상 기억'이란 완전한 정보 처리가 되지 않은 채 남아 여러 가지 정신 병리를 일으키는 정보를 말한다.19 따라서 PTSD를 유발한 정도로 충격적이고 극심하지는 않더라도 현재의 부정적인 인지나 감정, 신체 감각을 유발하는 다양한 과거 경험에 대한 기억도 외상 기억에 포함될 수 있다. 외상 기억이 있는 환자군에서 EMDR이 PTSD 환자군만큼 효과적이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고,12,13 여러 외상 기억을 가진 다양한 환자군에서 EMDR이 시도되어 왔다. 그러나 김대호와 김광일18의 연구에서 외상의 정도를 주요 외상(major trauma), 부수적 외상(minor trauma), 그리고 외상 없음(no trauma)으로 분류하여 치료 반응성과 비교하였지만 통계적 유의성을 갖지 못했다. 실제로는 외상 자체보다는 외상의 종류, 심각도, 외상에 노출된 기간, 외상에 노출된 나이 등의 추가적인 요소가 중요한데 이번 연구에서는 이러한 요소들이 고려되지 않았다. 단순한 외상 경험의 유무가 아니라 외상의 여러 요소에 대해 고려된 상태 하에서야 EMDR 효과와 외상 경험과의 관련성에 대한 논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 가장 큰 한계는 EMDR의 치료 효과 외에 약물이나 시간경과에 의한 자연스러운 호전으로 인한 치료 효과를 배제할 수 있도록 계획된 연구 디자인이 아니라는 점이다. 약물 복용 중이던 환자의 경우 EMDR 시작 전 약물에 대한 치료 반응성 여부에 대한 고려가 없었다. 그러나 통계 분석 결과 약물 병용 치료 여부와 치료 반응성과의 관련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오히려 비반응군 5명 중 약물과 병용 치료를 한 환자 4명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는 EMDR과 약물의 병용 치료를 시행한 환자의 대부분이 만성적이고 증상이 심한 경우로 EMDR 시작 전 약물에 반응이 없거나 치료 효과가 부족했다는 사실을 지지해 준다. 추가로 이 연구는 EMDR 치료 기간 동안 약물의 종류, 용량, 용법의 변화 없이 일정하게 유지하여 약물로 인한 영향을 최소한으로 줄이고자 하였다.
   추가적인 제한점은 적은 수의 환자군, 대조군의 부재, 통제되지 않은 치료 환경, 독립된 효과 판정을 위한 제 3의 평가자의 부재, 측정 도구의 비특이성 문제를 들 수 있다. 특히 환자의 기대나 반응 스타일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기 보고형 검사의 한계점을 들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 결과에서는 EMDR 후 다양한 정신 질환 환자군에서 전반적인 임상 증상의 호전을 보였다는 점, 특히 우울 및 불안 증상의 변화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겠다. 

REFERENCES

  1. Shapiro F. Efficacy of the Eye Movement Desensitization (EMD) Procedure in the treatment of traumatic memories. J Trauma Stress 1987;2:199-223.

  2. Bisson JI, Ehlers A, Matthews R, Pilling S, Richards D, Turner S. Psychological treatments for chronic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Br J Psychiatry 2007;190:97- 104.

  3. Taylor S, Thordarson DS, Maxfield L, Fedoroff IC, Lovell K, Ogrodniczuk J. Comparative efficacy, speed, and adverse effects of three PTSD treatments: Exposure therapy, EMDR, and relaxation training. J Consult Clin Psychol 2003;71:330-338.

  4. Davidson PR, Parker KC. Eye movement desensitization and reprocessing (EMDR): a meta-analysis. J Consult Clin Psychol 2001;69:305-316.

  5. Sack M, Lempa W, Lamprecht F. Study quality and effect-sizes-a metaanalysis of EMDR-treatment for posttraumtatic stress disorder. Psychother Psychosom Med Psychol 2001;51:350-355.

  6. Seidler GH, Wagner FE. Comparing the efficacy of EMDR and trauma-focused cognitive-behavioral therapy in the treatment of PTSD: a meta-analytic study. Psychol Med 2006;36:1515-1522.

  7. Van Etten ML, Taylor S. Comparative efficacy of treatment for PTSD: a meta-analysis. Clin Psychol Psychother 1998;5:126-144.

  8. Lohr JM, Kleinknecht RA, Conley AT, Dal Cerro S, Schmidt J, Sonntag ME. A methodological critique of the current status of eye movement desensitization (EMD). J Behav Ther Exp Psychiatry 1992;23:159-167.

  9. 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Practice Guideline for the Treatment of Patients with Acute Stress Disorder and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Arlington,VA: 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Practice Guidelines;2004.

  10. Department of Veterans Affairs&Department of Defense. VA/DoD Clinical Practice Guideline for the Management of Post-Traumatic Stress. Washington, DC:VA/DoD;2004.

  11. National Institute for Clinical Excellence.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 The Management of Adults and Children in Primary and Secondary Care. London:NICE Guidelines;2005.

  12. Scheck MM, Schaeffer JA, Gillette C. Brief psychological intervention with traumatized young women: the efficacy of eye movement desensitization and reprocessing (EMDR). J Trauma Stress 1998;11:25-44.

  13. Wilson SA, Becker LA, Tinker RH. Fifteen-month follow-up of eye movement desensitization and reprocessing (EMDR) treatment for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and psychological trauma. J Consult Clin Psychol 1997;65:1047-1056.

  14. Shapiro F. EMDR 12 years after its introduction: past and future research. J Clin Psychol 2002;58:1-22.

  15. Muris P, Merchelbach H, van Haaften H, Mayer B. Eye movement desensitization and reprocessing(EMDR) versus exposure in vivo. A single-session crossover study of spider-phobic children. Br J Psychiatry 1997;171:82-86. 

  16. Feske U, Goldstein A. Eye movement desensitization and reprocessing treatment for panic disorder: A controlled outcome and partial dismantling study. J Consult Clin Psychol 1997;65:1026-1035.

  17. Goldstein AJ, de Beurs E, Chambless DL, Wilson KA. Eye movement desensitization and reprocessing (EMDR) for panic disorder with agoraphobia: comparison with waiting list and credible attention-placebo control conditions. J Consult Clin Psychol 2000;68:947-956. 

  18. Kim D, Kim KI. A Case Series of Eye Movement Desensitization and Reprocessing (EMDR) in 30 Psychiatric Patients: Korean Experience. J Korean Neuropsychiatr Assoc 2004;43:113-118.

  19. Shapiro F. Eye Movement Desensitization and Reprocessing (EMDR): Basic Principles, Protocols and Procedures. 2nd Ed. Newyork, Guilford;2001.

  20. Guy W. Early Clinical Evaluation Unit (ECDEU) assessment manual for psychopharmacology. Revised. NIMH Publication. DHEW publ NO (ADM) 76-338. Bethesda MD. National Institute of Mental Health;1976. p.217-222.

  21. Beck AT. Depression: Clinical Experimental, and Theoretical Aspect. New York: Harper&Row;1967.

  22. Lee YH, Song JY. BDI, SDS, MMPI-D. A Study of the Reliability and the Validity of the BDI , SDS , and MMPI-D Scales. Kor J Clin Psychol 1991;15:98-113.

  23. Spielberger CD, Gorsuch RL, Luschene RE. Mannual for the State- Trait Anxiety Inventory. Palo Alto. CA: Consulting Psychologist Press;1970. 

  24. Kim JT. Relationship between trait anxiety and social relatedness. dissertation. Seoul: Korea Univ;1978.

  25. Derogatis LR, Rickels K, Rock AF. The SCL-90 and the MMPI: a step in the validation of a new self-report scale. Br J Psychiatry 1976;128:280-289.

  26. Marquis JN. A report on seventy-eight cases treated by Eye Movement Desensitization. J Behav Ther Exp Psychiatry 1991;22:187-192.

  27. Woody SR, Steketee G, Chambless DL. The usefulness of the Obsessive Compulsive Scale of the Symptom Checklist-90-Revised. Behav Res Ther 1995;33:607-611.